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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 드는「피겨·스케이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피겨」 선수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내 유일한 실내「스케이트」장인 동대문「스포츠·센터」에는 최근 피서객들만이 들끓을 뿐「피겨」선수는 찾을 수가 없다. 더군다나 체육관 주변으로 이사와 전관을 대관하면서 철야로 연습하는 열성파「피겨」는 한사람도 없다.
본격적인 연습「시즌」이 여름이면 언제나 경쟁적으로「링크」를 대관하면서 연습에 열을 올려온「피겨」계가 이렇듯 공백기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전부터.
72년 봄부터 장명수·윤효진 등 국내 1급의「피겨」선수들이 차례로 미국으로 떠났고 이현주·홍혜경·신혜숙·이미용 등이「피겨」유학차 도일하자 현재 국내에는 초심자만이 남게 되었다.
이들이 떠난 후부터 국내「피겨」계에는 이렇다할 신인도, 또는 치열한 연습 경쟁도 찾을 수가 없다.
최고 초급에서 최저 급에 이르는 이들 해외파 이외에 현재 국내 잔류파로는 경희여중의 신민경이 6급이며 5급의 선수도 2명에 불과-.
더욱 이들의 연습 경쟁은 너무도 치열해 빙판을 녹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상오 10시부터 하오 7시에 이르는 일반 공개 시간에는 연습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하오7시부터 자정까지, 또는 상오4시부터 상오10시까지 전관을 혼자서 대관하며 자기의 전적을 살펴왔다. 이들은 또한 연습 시간이 심야거나 새벽이기 때문에 아예 창신동 일대로 집을 옮기며 거의 광적이다시피 연습을 쌓아왔었다.
그러나 현재의 「피겨」계는 거의 공백상태-.
우선 동대문 「스포츠·센터」를 찾는「스케이트」를 살피면「인도어」「롱」「하키」는 많아도「피겨」는 적다.
더욱 혼자서 「링크」를 빌어 쓰는 열성파는 물론 창신동 일대로 이사오는 극성파도 전혀 없다.
이러한 선수 부재 현상은 해외파와의 월등한 기술 차 외에 각종 대회가 계속 유산되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지배적이다.
신보남 전 「피겨」 연맹 총무이사는 『대회가 있어야만 선수들이 희망을 갖고 연습할 것이 아니냐』는 반문이며 이광영 은석 국민학교 「코치」는『금년 경기가 고작 전국 체전이었으니 선수들이「스케이트」장을 등지는 것도 당연하다』고 연맹의 무사안일주의를 탓하고 있다.
여하간 열성파는 모두 해외로 가고 이를 이어줄 후배 선수가 없으니 그렇지 않아도 낙후되어있는「피겨」계로서는 이래저래 고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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