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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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동부 경찰서는 두 아들과 부인을 차례로 죽인 서울 성동구 구의동 126 김용철씨 (26·영일 신용금고 사원)를 25일 비속 살해 및 시체 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월12일 하오 11시쯤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 연곡리 자기 집에서 맏아들 인환군(6)과 둘째아들 명환군(5) 부인 이안나씨(31)에게 영양제라고 속여 수면제 8알을 먹여 잠들게 하고는 13일 상오 4시쯤 아이들을 차례로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목 조른 흔적을 없애기 위해 부인이 쓰던「파운데이션」을 발라 위장을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두 아들을 죽인 뒤 뒤꼍으로 가서 연탄 화덕을 부엌으로 들여놓아 연탄 중독사 인 것처럼 꾸며 가족들을 속였다는 것.
이런 사실이 지난달 초 부부싸움 끝에 부인 이씨에게 알려지자 김씨는 다시 이씨를 죽이기로 결심, 지난 21일 하오6시쯤 부인을 경학도 광주군 중부면 암미리 온곡부락 뒷산으로 놀러가자고 꾀어 「넥타이」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하고 부근 땅을 파서 묻었다는 것.
김씨 부부는 최근 생활고·성격 차이 등으로 부부 싸움이 잦았으며 그 때마다 김씨는 가족이 모두 같이 죽자고 말했다고 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자식들을 죽인 것은 애들이 부부생활·외출에 방해되고 수면방해가 되기 때문이라며 『애들을 죽인 사실을 고발하겠다는데 겁을 먹고 아내마저 죽였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김씨가 부부 생활에 싫증이나 자식들을 없애고 부인 이씨와 헤어지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살인동기를 캐고 있다.
서울 K대 영문과를 나온 김씨는 이리 모 고교 재학 중 하숙집 딸인 연상의 이 여인과 연 애, 결혼 전에 인환 군을 낳은 후 70년 11월 결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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