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변인 … 현역 기자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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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비서관급)에 민경욱(51) 전 KBS 앵커가 임명됐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5일 “풍부한 언론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국민들께 잘 전달할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인천 송도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민 대변인은 1991년 KBS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등을 거쳤다. 2011년 1월부터 3년 동안 메인뉴스 앵커를 맡았으며 지난해 12월부터 문화부장을 맡아왔다. 민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설 연휴 전 대변인직을 제안받았다”며 “아무와도 상의할 수 없는 극도의 번뇌 속의 외로움이 있었지만 받아들이기로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민 대변인은 “워싱턴 특파원으로 있을 때 (박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나 했고, 대선 후보 시절 뉴스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앞서 남녀 대변인(윤창중·김행 전 대변인) 체제는 순탄치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은 미국 순방 중 성추행 의혹 사건에 휘말리면서 석 달도 안 돼 경질됐다.

  그동안 이정현 수석이 브리핑 등 대변인 역할까지 도맡았지만 앞으로 민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현역 언론인을 ‘대통령의 입’으로 바로 임명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 대변인은 발표 하루 전인 4일에도 KBS 9시 뉴스 코너에 출연했다. 김영근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민 대변인은 오늘(5일) 아침 KBS 보도국 편집회의까지 참석했다고 한다. 하루 동안에 언론인과 대변인 두 역할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민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보안을 요구했다. KBS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허진·이윤석 기자

앵커 출신 민경욱 KBS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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