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진출 저지에 만전|구·미 지역 공관장 회의 참석 네 대사에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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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구권 공산국가들과의 접근 교류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실현이 된다고 보아야지요』.
소련과 접경하고 있는 「핀란드」에서만 2년간 근무한 윤호근 대사의 동구권 접근 전망은 어둡지만은 않다.
실례를 든다면 한국의 6·23평화통일 외교 선언은 「핀란드」와 그 주변 국가로부터 시대 조류에 맞는 현실적이고 타당한 정책으로 환영을 받고 있어 관계 개선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도 외교관 「파티」 등에서 동구 공산국가 외교관들을 자주 접촉하지만 아직은 그들과 정치·경제·외교 문제 등을 놓고 교섭을 벌이거나 속을 터놓은 절충은 할 수 없는 단계라는 것. 『동구권에 대해선 보다 많은 연구·조사가 이루어져 장래에 대비해야겠다』는 것은 윤 대사의 지론처럼 되어 있다.
「핀란드」는 남북이 대결하는 외교 전선이고 그래서 이 지역에서의 활동은 동구권으로의 외교 확장을 위한 실험적 활동기지이기도 하다.
북괴는 「핀란드」에 우리보다 1년 앞서(71년) 통상대표부를, 2개월 앞서 대사관을 각각 설치했으나 아직 대사가 부임하지 않고 대리대사뿐. 북괴는 올해만도 재무상 김경용·외무성부 부장 오만석 등이, 지난해에는 문화·기술 관계자들이 뻔질나게 다녀가 그들의 상투적인 선전을 일삼고 있다는 것.
북괴의 대 「핀란드」 수출은 우리의 10분의 1 정도로 아직 미미하지만 제지·「플랜트」수입, 기술자 교환 등으로 관계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핀란드」 정부는 남북 등거리 외교를 표방해 남북한의 「유엔」 가입 문제에 있어서도 보편성의 원칙을 따르고 있어 외교적으로 별다른 난점은 없다는 얘기다.
윤 대사는 장기적 안목에서 친소 중립국인 「핀란드」와 광산·조림·조선·제련 관계 제품을 사주고 교류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스러우며 이런 관계 개선은 동구권외 교로의 발돋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주 핀란드 윤호근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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