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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7)월드·컵 축구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0억의 축구「팬」들이 열광한다는 제10회 세계 축구 선수권 대회가 현재 서독에서 열려 그 「붐」이 우리나라에도 크게 일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역예선서 호주 에져 본선에도 나가지못했는데 이렇게 「붐」이 일고있는 것을 보통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한국이「월드·컵」과 인연을 가진것은 20년전인 54년의「스위스」제5회 대회였다. 그때 한국은 「월드·컵」이 뭣인지도 제대로 알지못하고 지역예선에 참가신청을 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이었던 중공외 3나라가 「아시아」 지역에서 참가신청을 냈는데 중공은 기권을 하고 한·일이 일본에서만 두번 싸운끝에 한국이 1승1무 (5-1, 2-2)로 본선진출권을 획득했었다.
지금도 당시를 회상하면 고소를 금치못하는것이 있으니 「월드·컵」에대한 정보를 알지못한데다 비행기예약이 제대로 되지않아 개막2일전에야 도착, 주최측을 당황케했다.
막상 「헝가리」·「터키」와 「게임」을 해보니 세계의 축구가 얼마나 무서운것인가를 실감했다. 특히 나는「골·키퍼」였기때문에 당시 세계적 선수라는 「헝가리」의 FW 「푸스카스」등의 대포알같은 「슈팅」을 막아내느라고 얼마나 지쳤던지 발에 쥐가 나기까지 했다.
우리는 「헝가리」에 「월드·컵」사상 9-0이란 엄청난 「스코어」차로 졌고 「터키」에도 7-0으로져 「아시아」축구가 얼마나 낙후되었던가를 피부로 느꼈다.
또 그때 2「게임」을 한 배당금으로 주최측이 8천「달러」를 주기로 되어있었는데 이를 알지못하고 돈이 없어서 준결승·결승전을 보지못한채 귀국한것은 평생두고 후회할 처사였다.
그런데 당시는 이 「월드·컵」이 우리의 잔치였는데도 국내서는 비교적 조용해 오늘과는 퍽대조적인 현상을 이루고 있다.
이현상을 일부서는 그들의 과열이라고 하지만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느끼는 것은 기왕에「붐」이 일어난것이니 우리도 더욱 열심히 해서 다음 대회부터는 본선에 나가 이 「월드·컵」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보자는것이다. 더우기 다음 대회는 「아시아」 지역에서 두나라가 본선에 진출할수있게 됐으니 그 의욕을 북돋우어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홍덕영(1954년「월드·컵」·출전한국대표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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