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공정가, 사실상 현실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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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외신종합】IMF(국제통화기금) 20개국 재상회의에 참석중인 10대 선진공업국 재상들은 각국 중앙 은행의 보유 금을 국제 대차를 위한 추가담보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에 합의했다고 미 재무성이 12일 발표했다. 미 재무성은 이 같은 합의가 11일 「그룹 10」으로 불리는 10대 부국재상들이 참석한 비공식 만찬회에서 이루어졌으며 국제 대차에 추가담보로 사용하는 금의 가격은 대주 측에서 결정키로 됐다고 밝혔다.
각국이 추가담보로 사용하는 금의 가격을 대주 측이 임의로 결정케 되면 공정 금가(온스 당 42·22달러)를 사실상 시장 실세수준(1백 50불선)으로 현실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은데 미 재무성은 이것이 공정 금가를 자유시장 금가 수준으로 인상하는 결과를 반드시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성 성명은 『이 같은 합의가 금을 국제통화체제의 중심역할에서 제거하면서 동시에 국제수지가 나쁜 나라들이 필요에 의해 금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 목표달성을 위한 진전』이라고 밝혔으며 「아더·번즈」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금이 공식국제거래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케 됐으나 이는 결국 국제통화체제의 기본단위로서의 SDR(특별인출권)에 의해 대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합의는 13일 20개국 재상회의 폐막성명을 통해 공식발표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소식통들은 20개국 위원회가 IMF 집행위원회에 대해 IMF 보유 금을 금이 없는 저개발국들을 위해 매각하는 문제 등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개국 위원회는 각 국책 은행이 그들의 보유 금을 IMF를 통해 자유시장에 매각할 수 있도록 규정한 「비테벤」계획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런던」의 「더·타임스」지가 보도했다.
20개국 위원회에 참석중인 「데니스·힐리」 영국 대장상의 말을 인용한 이 보도는 「요하네스·비테벤」 IMF 전무이사가 마련한 이 계획안이 20개국 위원회에서 많은 나라들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 계획이 채택되면 IMF 연례총회가 끝난 뒤부터 효력을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계획에 따라 선진공업국들이 보유 금을 자유시장에 매각하게 되면 결국 공정 금가가 자유시장 가격수준으로 인상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영국 관리들은 미국이 현재의 국제통화체제에서 금의 역할을 배제하려하기 때문에 「비테벤」계획안을 지지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바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결제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각국 중앙은행 총재 등도 금 가격문제에 대해 IMF 개입에 의한 금 가격의 관리 변동 시세제를 건의, 사실상의 금 가격인상과 자유 금 시세의 안정을 동시에 실현토록 의견을 모으고 있다.
【워싱턴=외신종합】1백개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24개국 회의는 12일 개발도상국의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통화제도 개혁안은 수락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했다.
중남미 8개국, 「아프리카」 8개국, 「아시아」 8개국으로 구성된 24개 개발도상국 회의는 공식성명을 통해 금 문제에 관해 중앙은행 비축금 동결해제가 주로 부국들에 혜택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IMF의 보유 금이 개발도상국 차관을 증가시키는데 사용되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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