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안심하고일할수있을때까지 투쟁"|일본의 박종석군 「조국의 어머니」들에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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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인이라는이유만으로 일본「히다찌」회사로부터 입사를 거절당했던 「일본속의 한국인」박종석씨(22)가 「히다찌」 제품불매운동을 폈던 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서울연합회(회장김명주)앞으로 「본국의 어머니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6월말 일본을 다녀온 이우정교수(서울여대)를 통해 전달된 이편지는 모두 6장으로 일본어로 씌어졌는데 박씨는 편지끝에 우리나라말로 『앞으로우리나라말을 배워 한글로 쓰겠다』고 썼다.
한편 이편지를 받은 여신도회는 8일 『재일동포의 차별대우에 대해 계속투쟁하겠으니 용기를 갖고 나가기바란다』는 격려의 답장을 보냈다. 박씨의 편지요지는 다음과같다.
『「히다찌」제품의 불매운동을 시작해주시고 재판의 승리를 위해 기도해주신데대해 본국의 어머니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히다찌」가 그처럼 갑자기 태도를 바꾼것은 본국에서의 불매운동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된것은 아닙니다. 「히다찌」는 재일한국인에대한 민족차별을 인접했으나 이를 개선하는 구체적인 조처는 하나도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나는이를 계기로 재일한국인이 한국인으로서 안심하고 노동할수 있는 상황을 「히다찌」안에 심어주는 투쟁에 전력을 다 하겠읍니다.
이들 구체적인 조처를 보장받지 않는한 나는 「히다찌」에 입사할 생각이없습니다. 그러나 「히다찌」가 만약 이를 확약한다면 이를 재일동포들에게 실행되게 하기위해 입사할 의사가 있읍니다. 그러나 입사해도 우리들이 한국인으로 자랑스럽게 본명을 쓰고 차별에 투쟁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에 제가 「신정종사」라는 이름으로 살아온것을 생각해도 우리들의 투쟁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알수있습니다. 우리들은 두번다시 이러한 「동화된 한국인」을 만들지 말아야겠읍니다.
나는 이투쟁을 통해 민족적 자각을 하게됐습니다. 작년9월 우리동포가 모여사는 「가와자끼」(천기)시로 이사하고 대한기독교 「가와자끼」 교회청년들과 함께 조국의 말을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나날이 한국인의 혼백을 되찾기 시작한 것을 실감하고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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