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장애 스티커 붙인 얌체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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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형 할인마트가 있는데 이곳에 갈 때마다 비장애인에게 점령당한 장애인 시설들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우선 주차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장애인 전용 주차장에는 항상 차량이 가득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장애인 차량은 10%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장애가 없으면서도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장애인 스티커를 발부받아 달고 다니는 얌체족들이 많다고 하니 이중에 진짜 장애인의 차는 보이는 것보다 적을 것이다.

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을 위한 엘리베이터도 늘 비장애인들로 가득 차 있다. 간혹 이중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부들도 볼 수 있는데 '과연 저 사람들이 자식에게 착하게 살라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하는 생각에 쓴웃음을 짓게 된다.

우리 국민의 소득 수준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처럼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배려에 인색해서야 어떻게 선진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장영은.서울 노원구 중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