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AI 방역 현장 르포, 농민의 아픔 눈에 밟히는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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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호 30면

1월 26일자 중앙SUNDAY에서 관심을 끌었던 기사는 북한의 중대 제안에 따른 분석 기사와 조류인플루엔자(AI)로 시름이 깊어지는 농촌 르포, 그리고 국민대통합위원회의 민생현장 탐방 기사였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강조한 데 이어 지난달 16일에는 국방위 명의로 상호 비방과 적대 행위 중단,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지 등을 담은 중대 제안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SUNDAY가 전문가 대담을 통해 북한이 새해 들어 평화 공세를 지속하는 배경을 자세히 다룬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특히 쉴 새 없는 평화 공세가 북한의 자신감인가, 아니면 초조감인가에 초점을 맞춘 두 전문가의 대담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면서 동시에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해줬다.

그러나 중대 제안 이후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인천공항 타격을 가상 목표로 설정한 북한 특수부대 훈련을 참관했고, 북한 인민군은 지금 이 시각에도 활발하게 동계훈련을 지속하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지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추석 때도 북한의 일방적 파기로 무산된 바 있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번엔 어떻게 치러지느냐에 따라 중대 제안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AI 첫 발생지 전북 부안 방역현장 동행취재’ 기사는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자식처럼 애지중지 길러온 오리들을 살처분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아픔을 생생하게 보여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지난달 16일 전북 고창 종오리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귀가하지 못하고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방역 담당자들의 고충 또한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았다. 큰 시름에 휩싸인 농민과 연일 수고하는 방역 관계자들, 그리고 군인과 경찰 등 AI 확산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수고하는 모든 분들께 힘내시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만 매년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되는 AI 사태에 대해 이런 대응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 언제까지 이런 아픔을 되풀이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고 분석적으로 다뤘으면 더욱 좋았겠다 싶다.

‘지역소통 공감 릴레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돌며 민생현장을 탐방하고 있는 국민대통합위원회 기사는 전국 곳곳의 서민들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줬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목포지역 빈곤 아동 184명이 만든 ‘드림 오케스트라’의 청와대 연주 요청 등 각 지역별로 제기된 민원들이 최대한 빨리, 그리고 긍정적으로 검토돼 조속히 실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 이탈주민들의 민원도 매우 시급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앞으로도 경청하는 자세로 민원인들과 교류하고 고민을 함께 나눠가길 기대해본다.



한광문 예비역 육군소장. 한국위기관리연구소 기조실장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국가위기관리의 법적·제도적 측면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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