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전 앞둔 동양·코텐 '입심 전초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스피드는 우리가 앞서지!"

속공전을 앞둔 두 감독의 신경전이 뜨겁다. '거인 구단'삼성을 대파하고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에서 동양 오리온스와 맞붙게 된 코리아텐더 푸르미의 이상윤 감독대행(이하 감독)은 17일 "코리아텐더와 동양은 빠른 패스와 속공이 주무기"라며 "스타일이 똑같은 만큼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말을 들은 동양 측은 자존심이 상한 눈치다. 지난해 챔피언이자 올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막강 동양을 '감히' 넘보기 때문이다.

18일 동양의 김진 감독은 "삼성 대신 코리아텐더가 올라와 오히려 한시름 놓았다"며 코리아텐더의 무서운 상승세를 일축했다. "코리아텐더에는 서장훈(삼성) 같은 플레이 메이커가 없기 때문에 굳이 더블팀을 쓸 필요가 없다"고 운을 뗀 김감독은 "수비에서 손이 남는 만큼 외곽 찬스를 철저히 봉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리아텐더의 주득점 루트인 외곽포만 묶으면 승리는 절로 동양에 떨어진다는 전략이다.

그래도 만만치 않음은 인정했다. 김감독은 "코리아텐더는 개인의 화려함보다 조직적인 농구를 앞세우는 팀"이라며 "뚜렷한 해결사는 없지만 모든 선수가 해결사가 될 수도 있는 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피드뿐 아니라 제공권에서도 동양의 적수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반면 코리아텐더 이감독은 "서장훈을 막았듯이 동양 골밑의 핵심인 마르커스 힉스만 잡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표적이 너무도 분명하다는 얘기였다. 이에 질세라 동양 김감독은 "힉스는 시즌 내내 상대의 더블팀을 뚫었던 선수"라며 "표적을 뻔히 보면서도 잡지 못하는 것이 농구"라고 받아쳤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