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방첩장관도 간첩 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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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함부르크22일AFP동양】서독경제지「카피탈」은 5월25일자로 발행되는 5월 호 기사에서 서독방첩임무를 맡고 있는 헌법보호국「귄터·놀라우」부장이 동독이나 소련의 간첩이라고 주장했다.
「카피탈」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조사 결과 그와 같은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빌리·브란트」전서독수상의 보좌관인 동독간첩「귄터·기욤」을 체포한 것은 보다 중요한 간첩을 은폐하기 위한 위장전술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카피탈」지의 기사는 미국CIA가 수 개 국가에서 조사를 실시하고 주요한 정보기관들과 회견한 결과로「귄터·놀라우」의 간첩혐의가 확인되었다고 보도하고 미국CIA가 서독당국에 훨씬 앞서「브란트」수상보좌관「귄터·기욤」이 간첩임을 밝혀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카피탈」지는 미국CIA가 서독정보기관을 불신하고 미국·영국·「프랑스」및 소련 등 4개국이 1971년 9월3일 서부「베를린」지위에 관한 협정을 조인케 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때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독자적으로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카피탈」지는 소련대표들이 서방연합국 측의 의도를 사전에 충분히 알고 있는데 놀란 CIA요원들은 결국 동독정보기관과 접선하고 있는 4명을 발견했으나「기욤」이 그 4명 가운데 세 번째 인물에 불과하고 그들이 찾고있는 간첩두목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카피탈」지 기사는 이어 동독정보기관은「기욤」의 정체가 탄로 났음을 발견하고 보다 높은 간첩을 보호하기 위해「기욤」을 희생시키기로 결정했으며「기욤」이 금년 부활절 때 「프랑스」의「셍·막심」을 여행 중 동독정보국 상관과 만나 그로부터 자기가 희생되는 이유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카피탈」지는「쿠르트·키징거」전수상의 기독교민주당 및 사회민주당연립내각 때 서방으로 망명한 소련간첩으로부터 미국CIA가 1963년에「놀라우」와 동독정보기관의 접선관계를 알았으며 1960년대에 당시 서독정보부장이었던「라인하르트·겔렌」장군이「놀라우」를 요 사찰인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신원조사를 했으나 신원이 확실하다는 보증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카피탈」지는「놀라우」가 1972년 4윌 서독헌법보호국장으로 임명됐을 때 61세였으며 당시 서독신문들은 그가「나치」당원이었던 사실을 들어 그를 맹렬히 비난했다고 회고했다.
「놀라우」자신은 25일에 발매될「카피탈」지 기사에 자신에 관한 폭로기사가 실린 사실을 알고「카피탈」지에 대해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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