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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민주세력사이서「딜레마」…물가고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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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해설>「사냐」과도정부의 총 사퇴는 학생을 위시한 민주세력과 아직도 강력한 실권을 잡고있는 군부세력 사이에서 민주화작업을 선도하기에「사냐」정부가 지나치게 약체였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다.
이와 같은 사태는 ①오랜 군사독재아래서 정권을 효과적으로 인수할만한 재야세력이 형성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혁명이 일어났다는 점과 ②혁명이 군사독재의 정상에 있던 3인만을 제거했을 뿐 나머지 군사독재의 동조자들을 그대로 남겨두는 선에서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쿠데타」가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공포증이 태국정부에 보이지 않는 압력을 넣고 있는데 기인한다.
혁명이 몰고 온 벅찬 기대를 실현하기에는 이러한 배후압력세력의 존재는 지나친 견제 력을 행사했으며 결과적으로「사냐」정부에 감당하기 어려운「딜레마」를 안겨준 것이다.
이 때문에「사냐」내각이 정치체제를 의회중심으로 전환하도록 마련한 헌법초안을 임시 의회에시 심의하는 작업이 지연되어 당초 6개월 이내에 실시하겠다고 공약한 총 선이 내년 2∼3월 전에는 어렵게됐고 또 각 의가 중공과의 무역을 트기 위해 지난 3월19일 의결한 반공법 폐기를 거부당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못지 않게 사회적·경제적 불안요소도 「사냐」내각을 위협해왔다.
근로조건개선을 요구하는「데모」가 그칠 날이 없었는데 다 지난해 1만4백만t의 풍작에도 쌀값 등 주요식료품 가격은 배나 뛰었다. 최근 학생과 언론은「크리스·스리바라」육군참모총장 겸 특별치안국장「다위·출라사피아」국방상 겸 공군참모총장을「타놈」의 주구라고 공격, 사임을 요구했으나「사냐」가 이런 요구를 듣기에는 군부에 대해 너무 무력했다.
「사냐」내각의 직접적인 사임동기는 문교차관「부늠 마틴」의 사임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냐」수상은 임정출범당초부터 그의 각료 중 어느 한사람이라도 책임행정에 실패,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워 사퇴할 때는 전 내각이 운명을 같이할 것이라 선언했었다. <김영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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