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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잠잘 때 땀이 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더워서 땀이 나는 현상은 지극히 생리적이다.
그런데 별로 덥지 않은데도 땀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는 식은 밥을 먹으면서 콧등에, 이마에 땀을 흘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는 병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땀 잘 흘리는 체질 탓이다.
그러나 잠자리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잠잘 때 땀을 흘린다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많은 경우 결핵, 특히 폐결핵으로 판명되기 때문이다. 36세인 P씨의 예를 들면
몸은 빈약하게 보이지만 지금껏 잔병한번 앓아본 일이 없었던 P씨가 보름 전 감기를 3,4일 앓았다.
그러고 나서부터 그에게 약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잠잘 때 식은땀이 나는 것이었다.
잠자리가 너무 더워서인가 싶었다. 침구를 간편하게 해 보았다. 식은땀이 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몸이 쇠약해진 탓일까. 아내 말대로 감기를 앓고 난 뒤가 좋지 않아서겠지.
며칠 보약을 달여 먹어보았다. 그러나 이젠 잠자리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땀이 났다.
잠을 자고 나면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난 것처럼 온몸이 땀에 젖고 피곤하기까지 않은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P씨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 보았다.
뜻밖에도 그는 폐결핵을 앓고 있었다.
P씨의 경우처럼 잠잘 때 땀이 나는 것은 폐결핵의 초기증상일 때가 많다.
공연히 피곤하고 오후만 되면 두통과 미열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도록 한다.
물론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몹시 피로할 때도 잠자리가 땀에 젖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울러 알아두어야겠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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