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사 맞붙는 광주일고 동문 넷 "봐주기 없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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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 어쩔 수 없는 거지.”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낙연 의원(4선)이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등학교 후배들과의 동문 대결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며 한 말이다.

 민주당 전남지사 자리를 놓고 광주일고 동문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45회)에 이어 27일 출사표를 던진 주승용 의원(3선·46회), 다음 달 12일 도전장을 내기로 한 김영록 의원(재선·48회)은 모두 광주일고 출신이다.

 선후배 사이라 해도 봐주기는 없다. 출마 선언 후 무안·강진·영암·나주·진도 등의 전통시장에서 발품을 판 이 의원은 28일에도 새벽부터 주 의원(여수 을)의 무대인 여수 교동시장·중앙시장을 찾았다. 이 의원 측 인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수시장 출신의 주 의원은 출마 선언 후 흑산도에서 어민들과 1박을 했다. 이날은 목포에 이어 여수의 전통시장과 상가 번영회를 돌았다. 주 의원은 출마 선언을 하며 “김한길 대표에게 의원직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배수진을 쳐놓았다.

 전남행정부지사 출신 김영록 의원은 “공과 사는 다르다”고 했다. 이에 광주일고 출신인 민주당 김동철 의원(49회)은 “일고끼리 경쟁하게 됐다. 다 선배들인데…”라고 난처해 했다. 여기에 당사자는 고사하고 있지만 새정치신당(가칭) 전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김효석 전 의원(42회)도 광주일고를 졸업했다.

 다만 ‘문태고’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전남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면 도지사 선거에 나서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 측에선 함평농고 출신인 이석형 전 함평군수도 전남지사 선거전에 가세했다.

 광주시장 후보를 놓고 경합 중인 강운태 현 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전남 함평의 학다리고 선후배다. 이 의원은 “고등학교로는 강 시장이 2년 선배인데 학교 다닐 때는 몰랐다”고 말했다.

 각각 내무부·농림수산부 장관(강 시장), 행자부·건교부 장관(이 의원)을 거친 고위 공직자 출신이다. 선후배 간의 승자는 안 의원 측의 윤장현 새정치추진위 공동위원장(살레시오고), 무소속 이병완 노무현재단이사장(광주고)과 본선을 벌일 전망이다.

채병건·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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