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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앞둔 대기업 총수들 '불안한 설맞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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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대기업 총수들에게 2월은 ‘운명의 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이들의 형사사건 선고공판이 줄줄이 열리기 때문이다.

 최태원(54) SK그룹 회장과 최재원(51) 수석부회장 형제는 서울구치소에서 설을 맞는다. 최 회장은 1심과 2심을 거치며 검찰 측과 가장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재판 전략을 수차례 바꿔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1월 말 1심 선고공판에서 법정구속된 지 설날(31일)로 1년이 된다. 그의 형 확정 전 구속만료 기한은 3월 말이다. 대법원 선고 관행상 법관 정기인사 이전인 다음달 20일 전후로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장기간 구속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평소에 정해진 면회 시간을 제외하고는 기도를 하면서 지낸다”며 “비교적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월 6일에는 여러 건의 선고가 한꺼번에 나온다. 김승연(62) 한화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은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기정)가 연다. 계열사에 35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이 “배임액 일부를 다시 산정하라”며 파기했고 그 사건 판결을 서울고법이 내린다. 김 회장은 만성 폐질환과 급성 천식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돼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구자원(79) LIG그룹 회장과 장남인 구본상(44) LIG넥스원 부회장의 재판도 같은 날, 같은 재판부에서 열린다. 1심 때 각각 징역 3년,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들 부자도 최 회장 형제와 같이 서울구치소에서 설을 맞게 된다.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의 선고공판은 2월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지난해 7월 구속된 이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 후 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현재 서울대병원에 머무르고 있다.

 총수가 구속 상태에 있는 한 대기업 임원은 “가뜩이나 경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총수 공백 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며 “재판에서 좋은 결과로 마무리돼 신사업이나 해외사업 진출 등 대형 사업들에 대한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민제·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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