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하 저 『퇴계 사상 연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첫 10「페이지」를 차지하는 서문 뒤에 전편 퇴계의 이기론에 관한 연구, 후편 「헤겔」의 모순에 관한 연구가 이어 있다. 전편과 후편은 분량상으로 보나 내용상으로 보나 어떤 주종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는 듯하다.
이러한 점에서 언뜻 보기에는 두 가지 주제의 논술을 한데 묶어 놓은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실질상으로는 전후가 일관된 하나의 저서라는데 이 저서의 특이한 성격이 있다.
전편 제1부에서는 퇴계의 우주론과 「헤겔」의 형이상학을 대조하면서 고찰하려고 했다. 동 제2부에서는 퇴계의 인성론을 진지하게 추구하려고 했다. 다만 여기서는「헤겔」과의 유사성이 미약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비교 보다 오히려 독자성을 부각시키려고 애썼다. 그리하여 실천 철학에 있어서의 퇴계의 높은 차원을 들어 내려고 시도한 자취가 역력히 엿보인다.
제3부에서는 퇴계와 고봉의 논쟁에 나타난 사상을 서양 철학으로 조명하려고 했다.
후편「헤겔」의 모순에 관한 연구는 제1부 정신 현상학에 있어서의 소외에 관한 문제와 제2부 논리학에 있어서의 소외에 관한 문제로 되어 있는데 그 전체를 통해 퇴계의 사상과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을 점검했다고 볼 수 있다. <최동희·고대 아연 한국연구 실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