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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통풍은 미식가에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통풍은 우리에게 퍽 낯선 병명이다. 그러나 의외로 도시의 중년층에 많다. 특히 최근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식탁이 풍성해지면서 통풍 환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어 이 병도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문명병 내지는 성인병으로 취급될 정도이다.
통풍이란 것이 도대체 어떤 병인지는 K씨의 경우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47세인 K씨는 소규모의 수출업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도 하지만 워낙 미식가다. 특히 쇠고기 음식을 즐긴다.
키는1m70cm, 몸무게는75kg, 혈압은 약간 높아서 위 1백70, 아래 95다.
언제부터인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K씨는 이따금 간헐적으로 관절 마디들이 몹시 아픈 경험을 겪는다. 맨 처음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엄지발가락의 마디에 격심한 통증을 느끼고 했었는데 요즈음에는 발목과 무릎에까지 심한 통증이 일어나는 형편이다.
그러던 관절통이 아주 신기할 정도로 특징을 띤다. 대부분 밤중에 격통이 생겼다가 잠시 후 씻은듯이 가신다. 그러다가 다시 찌르는 듯한 관절통이 일어난다. 이러한 간헐적인 관절 통이 어떤 때는 며칠, 또 어떤 때는 수주일 반복된다.
관절 부위가 부어 오르고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기도 하고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면서 기운이 없어지는 증상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K씨는 맨 처음「류머티스」나 신경통이겠지 생각했으나 잊어 버릴 때쯤 되면 격심한 관절 통이 다시 나타나는 게 심상치 않아 진찰을 받은 결과 통풍으로 판명된 것이다.
통풍은 K씨의 경우처럼 지나치게 육식을 좋아하는 미식가에 흔한 일종의 대사 장애다. 피 속에 요산이 증가, 피가 탁해지기 때문에 발병하지 않나 생각된다.
따라서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류·패류·어류·팥 등 요산을 많이 생성하는 식품을 삼가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해서 탁해진 피를 약 「알카리」성으로 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을 앓는 환자에겐「코피」 「코코아」가 좋지 않다. 술은 아주 나쁘다. 달걀과 우유의 섭취는 소량으로 제한하되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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