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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무대 분위기·군중 처리에 재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자경 오페라단에 의해서 이룩된 「오페라」의 무대는 젊은 오페라의 장래를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13회의 공연에 이르는 성과를 가능하게 한다.
확실히 『라·보엠』에서 보여준 젊음은 발랄하고 생기에 찬 것이었다. 출연진이 젊을 뿐만 아니라 무대의 분위기가 젊다는 것이다.
이는 연출자 「니시자와」 (서택)의 합리적이고 계산적인 연출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사실상 그의 실험적 구성은 이 오페라에서는 크게 노출되지 않았지만 간간 보일 수 있는 재치와 부단히 움직이는 장면들이 그 기량을 증명해준다.
이런 제치는 2막에서 실감케 되는데 역시 많은 군중의 처리에 타당성을 실증했다.
연출상의 기량에서 문제가 된다면 전체를 대범하게 이끌고 가지 못하는 대가적 경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일본 「스탭」과 한국의 「캐스팅」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데 대개는 성공의 요인으로 간주되어 진다.
「캐스팅」에서 「타이틀」의 「미미」 (이규도)는 퍽 세련된 연기와 노래로써 두드러진 감이 있다.
특히 소리의 표정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로돌프」의 홍춘선은 처음 서는 중앙 무대 탓이어서 연기의 균형에서 이질감은 있었으나 좋은 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었다.
그리고 「뮤제타」 역의 국영순이 발랄한 성격을 구김 없이 무대 위에 실었다.
다락방의 네 예술가들이 고루 충실하게 노래해 주었다는 점이 기둥이 되어지기도 했다.
무대 장치와 「디자인」이 역시 일본의 「스탭」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한국적인 상황을 지나치게 염려했던 탓인지 사실적인, 다소는 시대착오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제는 「오페라」를 공연한다고 하는 사실보다는 관객들의 새로운 감각을 이해하는데 김자경 「오페라」단이 더 과감하여 주기 바란다. 아울러 이 오페라 분위기를 착실하게 이끌어간 홍연택씨 (지휘)의 집착도 크게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창법에서 오는 가사의 전달, 번역 가사의 설익음은 이 공연에서도 숙제로 남겨 놓았다. 이상만 <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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