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내각의 역량 기다리는 영불의 산적한「경제난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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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류열강」과「이류열강」의 문턱에서 힘에 겨운 턱걸이를 거듭하던 영국·「프랑스」양국이 새 내각의 산통을 겪고 있다. 「글래드스턴」·「디즈레일리」이래의 대 격전이라고 불리는「히드」와「윌슨」간의 싸움은 아직 혼미한 상태지만「프랑스」에서는「메스메르」가 이른바「포앙카레」류의「탈 태 내각」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정쟁의 열기만「글래드스턴」·「우앙카레」시대의 그것을 닮았을 뿐 그 배경은 너무나 판이하다. 새 수상의 임무는『어디 어디를 식민지로 편입하는』따위의 신나는(?) 일이 아니라「인플레」·실업·무역적자·파업대책 등 따분하고 골치 아픈 경제문제들 뿐이기 때문이다.
이하 양국의 다음수상이 해결해야 할 각종 골칫거리들을 열거하면-.
▲인플레=영국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71∼73년간의 평균상승률의 배나 앞지른 11%. 이 정도의 숫자만으로도「살인적」이라고 아우성인데 올해에는 15∼20% 다시 기록을 갱신할 추세이다.
프랑스는 작년도 기록이 20%로 영국을 앞지른 데 이어 올해에도 우위를 빼앗길 전망이 거의 없는 형편. 1월중에 생계비지수가 1·7%나 뛴 것이 이를 입증한다.
▲실업문제=영국의 경우 노조파업으로 인한「자발적 실업자」가 너무 많아서 계산조차 불가능한 형편.
임금인하를 통해 고용증대를 기한다는「피구」효과를 정책면에 반영시켜 보려고 했지만 노조가 들고일어나서 만사 휴 의.
그렇다고 정부가 유효수요의 창조에 나섰다가는「인플레」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므로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프랑스」는 노조 및 실업문제에 관한 한 영국처럼 골치 아프지는 않지만 별로 낫달 것도 없는 형편이다.
▲국제수지문제=지난해 영국의 무역역자는 53억「달러」23억「달러」를 외환시장에서 기채 해서 겨우 급한 구멍을 메웠지만 올해에는 그저 난감할 따름이다. 지금 당장 20억「달러」정도를 기채 해야「파운드」화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프랑스」는 이처럼 절박하지는 않지만 원유적자의 대책에서는 유구무언. 전투기와 원유를「바터」해서 약간의 이득을 거두기는 했지만 원유적자에 비하면 새 발의 피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공정가격의 인상이라는 비상구도 있고 국제자본 시장에서도「프랑」화가「파운드」화 보다는 신용이 좋은 편이므로 영국처럼 절박하지는 않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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