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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문혁의 방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주은래 수상 등 북경의 온건파들은 현재 진행 중인「비림·비공」운동을 한정된 범위 안에 억제하고 그 기선을 잡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북경을 방문한「잠비아」대통령의 환영연에서 주가 행한 연설 내용이나 지난 20일 인민일보에 게재된 사설은 그 전에 나온 사설에 비해 훨씬 온건한 것이었다.

<방송내용 아주 온건>
적어도 당분간은 중공의 각 지방성에서 흘러나오는 방송내용도「투쟁 의 측면을 약화시키고 당 문서강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상해방송은「승전고가 울린다」「포성이 울린다」등의 호전적인 구호를 연거푸 반복했었다. 산서성의 방송도 계급의 적을「똥더미」라는 야비한 용어로 표현,60년대 문혁 때와 비슷한 열도를 나타냈었다.
그러나 이러한 호전성은 이제 분명 수그러지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26일 산서성 방송은 『어떤 동무는 당 중앙위가 지정한 강독에만 몰두하면 문혁이 무미건조해진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론 현 상태에서 장기적인 분석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급진파 쪽에서 언제 이 운동을 강경 노선으로 확대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주은래가 지적한 문혁의 적은 「장개석 도당 사회제국주의자(소련을 지칭함) 및 중공인민에 적대적인 외국강경파」뿐 이었다.

<혼란은 원하지 않아>
그런데 2월 20일자 인민일보의 사설은「투쟁의 무기는 중앙위가 지정한 문서」라고 말하고 「특수한 문제에 얽혀 올바른 투쟁목표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사설은 또 95%의 당 간부 및 대중과의「결속」을 강조했다.
「비림·비공」운동은 이미 문혁 때의 대중운동과 같은 수준으로 확대되었지만 아직까지 현 지도자가 공격목표로 지목된 바도 없고 그 궁극적인 목표도 확실치 않다.
이번 운동이 문혁 때와 같은 혼란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을 모나 다른 지도자들이 원하고 있다는 조짐은 없다. 그러나 근년에 와서 주의 지도아래 지속된 평온 상태에 대해 좌파 쪽에서 이를 수정주의 경향으로 몰아붙이면서 비난해온 사실을 서방 중공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주, 온 건성 누차 설명>
주가「비림·비공」운동의 온 건성을 피력한「카운다」「잠비아」대통령 환영연에는 좌파지도자인 강청·왕홍문 등이 참석했다는 사실은 주가 아직 안정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주라는 인물은 원래가 대세에 따라 움직이면서 자기가 목표하는 바를 도모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는 조금도 놀랄게 없다. 서방 관측자들은 현재 주가 좌파의 움직임에 동조하면서「비림·비공」운동을 장악, 자기가 추구해온 기본노선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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