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원유 정책 양자택일 기로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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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31일외신종합】자유세계에서 미국 다음가는 대 석유 소비국인 일본은 아랍 산유국으로부터 원유를 직접 사가도록 종용받고 있어 앞으로 산유국과의 2국간 협정에 의해 원유를 직접 도입할 것인지, 혹은 현재대로 메이저(국제석유자본)에 계속 의존해야할 것인지 양자택일 해야할 궁지에 몰려있다.
현재 방일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야마니 석유상과 압데살람 알제리 에너지 상은 일본정부측에 대해 산유국과의 2국간 협정을 통해 중동석유를 직접 구입함으로써 원유의 장기적인 안전확보 방안을 마련토록 강력히 종용하고 있다 한다.
산유국 측은 앞으로 82년까지 산유 회사의 경영주도권을 산유국이 장악하게 되어 있으므로 산유국과 제휴하는 것만이 원유의 안정적인 확보 책이 된다고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제까지 메이저를 통해 원유의 대부분을 도입해 왔고 또 미국이 산유국으로부터 원유를 직접 도입하는 개별행동을 말도록 은근히 합력을 가하고 있어 어느 쪽도 선뜻 선택할 수 없는 어려운 처지에 빠져있다.
일본정부 안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양분되어 있는데 외무성 쪽은 일본외교의 기본 자세는 미국우호이므로 계속 메이저에 의존해야 한다는데 반해 통산성 쪽은 산유국과의 직거래로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닉슨 대통령이 제창한 석유 소비국 회의가 2월 11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리므로 그전에 일본 정부로서는 어떻든 정책적 결단을 해야할 형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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