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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일부 목재 금강송 아니다" TV 나와 발언 뒤 …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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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보 1호 숭례문 부실 복원공사를 조사하던 대학교수가 자살했다.

 지난 18일 오후 3시15분쯤 충북 청주시 개신동 충북대 목재표본실에서 이 학교 박모(56) 교수가 선반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54)과 학생이 발견했다. 현장에서는 ‘너무 힘들다. 먼저 가 미안하다’고 적힌 수첩이 발견됐다. 경찰은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박 교수가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박 교수는 목재 전문가다. 숭례문 복원에 값싼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다는 의혹과 관련, 문화재청과 경찰 의뢰를 받아 조사하는 ‘점검단’으로 활동했다. 최근 문화재청 등에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에는 JTBC ‘뉴스9’에 나와 “숭례문 복원에 쓰인 목재 표본 19개를 조사한 결과 의심스러운 부분이 발견됐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2곳은 금강송이 아닌 게 유력하고 5개는 판단 불가”라고 했다.

 박 교수는 또 부실복원 점검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복원 참여 업체가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점검단을 고소해서다. 지난 13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했고, 앞으로도 두세 차례 더 조사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박 교수가 부실복원 점검단으로 활동하면서 외부 압력을 받지 않았는지 수사하고 있다. “점검단 활동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는 유족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박 교수가 JTBC 보도 직후 휴대전화를 한 통 받은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발신자가 누구인지 경찰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문자메시지 역시 몇 통 왔으나 모두 사건과 관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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