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서 큰 이대성, 물올랐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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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편한 길 대신 가시밭길을 택했다. 남들처럼 국내 대학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하는 대신 미국행을 자처했다. 발목 부상을 당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프로농구 모비스 신인 가드 이대성(24·1m93㎝)이 제 세상을 만났다. 이대성은 올 시즌 양동근(33·1m81㎝)과 함께 모비스의 앞 선을 지키고 있다. 양동근의 백업 멤버 정도로 평가받았던 이대성은 시즌 중반 양동근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자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의 복귀 후에도 그를 꾸준히 기용했다.

 이대성은 14일 동부전에선 10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92-79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대성은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7.8점, 2.1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신인 전체 3순위로 뽑힌 가드 두경민(23·1m83㎝·동부)의 기록(9.6점, 2.2리바운드, 1.5어시스트)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이대성은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1순위로 모비스에 뽑혔다.

 이대성은 중앙대 3학년이던 2011년 중퇴를 결심하고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D리그 트라이아웃에서 지명받지 못한 그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2 소속인 브리검영대에서 뛸 기회를 얻었다.

 예기치 않은 발목 부상으로 지난해 초 한국에 돌아온 이대성은 일반인 트라이아웃을 통해 국내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연세대 코치 시절 브리검영대에서 연수를 받았던 유 감독이 켄 와그너 브리검영대 감독으로부터 이대성의 기량을 전해 듣고 그를 선택했다.

 포워드로 뛰었던 이대성은 미국에서 포인트가드로 전향했다. 그리고 유 감독을 만나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 이대성은 “유 감독님을 만나면서 ‘이제야 제대로 된 포인트가드 수업을 받는구나’라고 느낀다”고 했다. 유 감독은 “ 경험이 쌓이면 차세대 국가대표로 손색이 없다”고 칭찬했다.

 한편 LG는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제퍼슨(33점·17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SK를 88-75로 꺾고 23승11패를 기록, SK와 공동 2위가 됐다. 오리온스는 KGC인삼공사를 100-74로 눌렀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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