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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를 이기는 절약 안간힘|배급제로 질서 되찾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유류파동 1개월-. 처음 당하는「에너지·쇼크」로 모두 당황했으나 이제 유류 배급제가 어느 정도 질서를 찾았고「에너지」를 절약하려는 안간힘이 곳곳에서 생활의 지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기름을 뒷거래하는 몰지각한 상인이 있는가하면『내가 좀 쓰는거야 어떻겠느냐?』고 전력을 낭비하는 가정이 중산층 이상에 특허 많다. 예견하지 못한「에너지」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영하의 역경을 이겨나가는 현장을 본다.

<공장>
유류와 전기소비절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구 구로동 D「페인트」제조 회사의 경우 종업원 3천여명이 일하는 4천여평의 작업장 실내온도는 지난겨울 보다 7도쯤 낮춘 섭씨 17도. 하루에 경유13「드럼」·석유5「드럼」을 소비, 30%를 절약하고 있다.
사무실과 작업장 곳곳에 1백20개의 온도계를 달아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 66개 난로의 발열을 줄이도록 한다.
종업원들은 처음에는 춥다고 불편했으나 일에 열중하는 열의 때문에 추위도 잊을 수 있다고 했다. 전력의 경우 전등마다「스위치」를 달아 빈자리의 전등을 끄는 등 낭비를 막음으로써 지난 한달 동안 10만㎾를 절약할 수 있었다.
D통상 구로공단에서는 지난해 하루25「드럼」을 사용했으나 올 겨울에는 1일 배정량 17 「드럼」으로 섭씨 17를 유지하고 폐열 이용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바깥온도가 섭씨영하 2도 이상이면 연료의 40%, 영하7도 이상이면 30%, 그 이하로 떨어지면 25%를 절감한다는 것.

<병원>
환자의 특수성 때문에「보일러」가동을 크게 줄일 수 는 없다. 서울대학병원은 지난해보다 하루 6천ℓ를 줄여 1만9천ℓ의 「벙커」C유를 쓰고 있다. 입원실에는 하루 3회씩 모두 5시간20분 동안「스팀」을 보내며 창문마다「비닐」종이를 발라 열 소모량을 줄이고 있다.
적십자병원도 지난해보다 11「드럼」을 줄여 하루 22「드럼」의「벙커」C유를 사용하고 있다. 병실 이외의 사무실에는「스팀」을 끊어 연탄난로 36개를 새로 놓았다.

<사무실>
「스팀」공급시간을 대폭 줄였고 석유난로를 연탄난로로 대체했다.
서울 중구 저동 S「빌딩」(연건평1만2백25평)은 지난겨울 하루 평균 7천ℓ의「벙커」C유를 사용, 천 시간동안「스팀」을 보내 실온을 섭씨 24도로 했었다. 유류파동 후 1일 배정량 4천ℓ로 6시간동안「보일러」를 가동하고 있을 뿐이다.「빌딩」관리사무실에는 처음 얼마동안「스팀」을 더 보내라는 항의전화가 빗발쳤으나 요즘에는 직원들이 속옷을 껴입는 등 스스로 절제하고 있다는 것.

<전력소비>
한전에 따르면 유류파동 전인 10월중의 1일 평균 전력소비량은 1백82만6천㎾였으나 11월들어 평균 8만㎾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12월 들어 하루최대 사용 평균치는 2백40만㎾를 넘어「에너지」절약이 전력 소비면에서는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보일러」시설이 된「아파트」의 유류난은 여전히 심각한 편.
지난 11월 한달 동안「벙커」C유 3천8백「드럼」을 사용, 지난해에 비해 30%쯤 절약했으며 전기도 37%나 절감, 「아파트」생활은 종전보다 불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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