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열차…고속버스는 초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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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철도 손님은 텅 비는데 고속「버스」는 초만원을 이루어 차 타기가 힘들다. 유류난 이후로 고속「버스」운행횟수가 크게 줄어들어「버스」를 타려면 추운 날씨에 2∼4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등 차 타기가 매우 힘드는데 반해 철도편은 여객유치가 안돼 호남·경전선 등은 이용객이 훨씬 줄어 승객운송에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여객분산의 불균형현상은 주로 ▲철도의「서비스」와「스피드」화가 구태 의연한데다 ▲객차의 유리창이 깨져 춥고 불결하며 ▲「다이어」개정이 잦고 운행시간표 안내 등 여객유치를 위한 철도선정이 안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유류를 아끼는 의미에서도 여객 분산책이 요청되고 있다.
교통부 조사로는 유류파동 전인 지난달 5∼11일 사이 고속「버스」여객은 서울의 경우 하루 10만 명이었으나 지난달 20일 후엔 11만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비해 철도여객은 오히려 줄어 호남선은 25%, 경전선(부산∼광주)은 30%가 각각 줄어든 반면 경부선만 겨우 5%가 늘었을 뿐이다.
연말을 앞둔 요즈음 각 고속「버스·터미널」은 차 타기가 더욱 힘들어 암표가 나돌고「터미널」대합실 마다 최고 4시간씩 기다리는 손님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으며「버스」회사마다 예매제를 실시하고 있다.
7일 하오 서울 동대문고속「버스·터미널」에는 평소의 배 가까운 6백여 명의 승객들이 몰려 혼잡을 빚었다.
전북 완주군에서 야채를 팔러 상경했던 유현관씨(38)는 이날 하오2시30분쯤 전주행 차를 타려고 나왔으나 표가 모두 매진돼 3시간40분을 기다린 끝에 하오6시10분 이리행 광주고속「버스」를 탔다. 유씨는 이리에서 차를 바꿔 타고 전주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오5시40분쯤 대전에 가기 위해 서울역 앞 한진 고속「터미널」에 나온 이근두씨(48·동대문구 답십리동12)는 차표가 매진돼 8시차로 떠났다.
이씨는 이날 하오2시45분 대전 한진「터미널」에서 상경할 때도 2회분 차표가 다 팔려 9백원에 암표를 사 3시20분 차를 탔다는 것. 이씨는『대전까지 2시간10분 걸리는데 차를 타기 위해 2시간20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 19일 이후 유류 절약을 위해 각 노선의 운행횟수를 줄인 후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동대문「터미널」의 천일·광주고속 등 6개 회사는 종전에 19개 노선 3백67회 운행하던 것을 3백5회로 줄였고「그레이하운드」는 5개 노선 80회를 67회로, 동양고속은 12개 노선 2백14회를 1백89회로 줄였다.
동양고속 업무부장 윤상근씨는『기차와 일반시외「버스」에 난방이 제대로 안돼 있고 비행기의 운행횟수가 줄어든 반면 고속「버스」승객이 지난겨울보다 5%쯤 늘어난 데다 유류 절약 때문에 운행횟수가 14%쯤 줄어 수송능력이 20%가 감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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