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원유 값 얼마나 오를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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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작금의 석유파동은 주로 공급량과 관계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가격문제도 크게 부상될 것이라는 관측은 어렵지 않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80년대까지는 이른바 판매자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상승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전망하는 견해는 정치적인 계산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관심은 최대매장량의「사우디아라비아」「파이잘」왕이 보수적이며 근본적으로는 친서방 특히 친미적이라는 사실에 두고 있다. 이들은 중동분쟁이 일단 해결되면「파이잘」왕이 원유가를 급격히 올려 국제통화·경제의 혼란을 야기시키는 짓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의 견해는「사우디아라비아」가「이라크」「리비아」등 과격파뿐 아니라 원유수입을 늘리려는「이란」등 다른 OPEC「멤버」들로부터도 가격인사압력을 받고 있는 점에 유의한다. 특히「이란」은 오는 17일의「빈」OPEC회의에서 원유공시가격인상을 강력히 들고나올 전망이다. 「닉슨」의「에너지」담당고문을 지낸바 있는 주「사우디아라비아」「애킨즈」대사는 이미 10월전 중 훨씬 80년대에는 원유가격이「배럴」당 10불 선에 이를 것으로 예견한바 있다.
현재「아랍」원유의「페르샤」만 공시가격은 5「달러」11「센트」이며 시장가격은 3「달러」65「센트」이나 전문가들은 80년대 훨씬 이전, 빠르면 내년 또는 내후년에 이미 10「달러」선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낙관론자들도 내년 한햇동안 시장가격이 최소한「배럴」당 1「달러」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경우 OPEC공시가격은 1「달러」40「센트」가 오를 것이다(OPEC)는 양가격간의 40% 격차를 결의한바 있다.
「배럴」당 1「달러」인상은 시장가격의 27%인상을 의미하는데 이 경우 세계의 주요 수입국들은 OPEC에 대해 년간 1백억「달러」를 추가지불 해야 된다.
또 시장가격「배럴」당 10「달러」의 경우 72년 수입량 기준으로 세계각국은 년간 1천억「달러」를 기름 값으로 물어야 된다. 이는 현재보다 6백40억「달러」나 늘어난 액수이다. 1천억「달러」라면 영국 GNP의 5분의 4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문제는 선진국들이 이 같은 거액의 기초「에너지」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인데 현재로서는 많은 나라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의 고원유가지지자들은 급격한 가격상승만이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로 하여금 대체「에너지」개발계획을 보다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만들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이들은「아랍」과의 완벽한 협조가 회복되더라고 절대적인 생산부족 때문에 80∼90년대에는「에너지」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은 동시에 석유가격상승이 미국보다는 그의 경쟁상대인 일본이나 구주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미국은 국내수요의대부분을 생산할 수 있는데다「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전통적인 유대관계로「사우디아라비아」가 돈을 벌수록 미국이 유리할 수도 있다. 즉 오랜 금융제휴로「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수입 중 상당액이 도로 미국으로 흘러들어 올 공산이 없지도 않다. 이렇게 되면 실제로는 미국투자자본의 대부분이 구주나 일본에서부터 창출되는 결과가 된다. 미국은「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투자를 미끼로 석유채굴을 설득할 수도 있으나 이 같은 설득이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가격인상이 계속될 경우 성장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 OPEC「멤버」중 이들 나라에 관심을 표시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산유국들은 동정은 표시하면서도 가격 면의 특혜를 인정하지 않을 것 같다.< 영 이코너미스트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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