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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암 원석 마구 채취 헐값으로 대일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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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온양=충남지방 특별취재반 김영휘·신종수 기자】화강암 원석이 일부 업자들에 의해 마구 캐내져 일본으로 대량 수출되고 있다. 고급건축자재 등으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화강암을 가공해서 수출하는 경우 원석의 3배가 넘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데도 국내 대부분의 업자들이 넘치는 주문에 쫓겨 채석장에서 헐값에 바로 수출업자의 손으로 넘기고있다. 이 때문에 가공수출의 경우 얻을 수 있는 국내고용증대와 외화획득의 길을 잃고 있다.
충남북 일대에서 대량 생산되고 있는 화강암은 장명등·사자석등으로 가공해서 수출할 경우 15만원∼20만원씩에 팔려 나가고 있으나 대부분의 업자들은 원석을 운임 보험료 포함(CIF)해서 1재에 5「달러」(2천원)∼7「달러」(2천8백원)씩 수출하고 있다. 채석장 현장 인도가격은 재당 고작 8백원에 지나지 않고 있다.
화강암 원석은 지난 68년부터 일본에 수출되기 시작, 7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출돼 최근에는 선금을 받고도 생산량이 달려 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 원석의 종류는 제일 작은 1재짜리에서 재일 큰 7∼8재짜리 등 50여가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온양석재(충남 아산군 온양읍 좌부리 산5·사장 정두현·51)의 경우 한창때 1일 평균 40∼50t의 화강암 원석을 채취, 전량 일본에 수출했다는 것.
세일석재(아산군 배방면 수철리2구·사장 원광희)도 72년부터 시작, 올해에 약 1만 재의 화강암 원석을 일본에 수출했다는 것.
회영산업(보령군 웅천면·대창리·대표 김한진)의 경우 화강암으로 정원용 장명등을 만들어 4자반짜리 15만원, 7자짜리 20만원에 수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원석으로 수출하는 경우보다 원석을 가공 수출하는 쪽은 훨씬 많은 값을 받고 있다.
7자짜리 장명등의 경우 15재의 화강암이 드는데 원석으로 수출하면 4만2천원∼4만5천원을 받지만 하루 2천원 받는 석공이 연 55명 가공하면 20만원을 받을 수 있어 11만원이 석공수입으로 떨어지고 수출가격은 원석의 경우보다 1.4배나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출「붐」때문에 국내 수요가들은 선금을 주고도 1주일∼1달간을 기다려야 들을 구할 수 있는 품귀현상마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일본석재공업신문(73년8월25일자)에 의하면 일본이 각국에서 수입하는 화강암의 값은 재당「아프리칸」산 A석이 5천2백「엥」, B석 4천8박「엥」,「우루과이」산 6천5백「엥」이상,「브라질」산 5천「엥」이상, 호주산 5천「엥」이상,「스웨덴」산 7천3백「엥」이상. 인도산 6천5백「엥」이상으로 나타나있으나 한국들은 공란으로 기재하지 않고 있다. 동경서 열린 제19회 기능「올림픽」에 석공분야 직종장으로 참석했던 대천문화원장 이창호씨는『가공품 주문도 많은데 원석으로 수출할 필요가 없다. 가공해서 수출하면 석공의 고용이 늘고 일품이 떨어지며 원석대로 수출하는 것 보다 정부가 절단기·마석기 등 각종 자재를 지원하여 가공 수출하면 외화획득·고용증대·국내 자원보호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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