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 중구난방을 자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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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민당은 당론 조정을 위한 회의로 19일 온 종일을 보냈다.
9시반에서 12시반까지의 상오 회의에선 여당의 타협안을 대충 받아들이기로 하고 김영삼 부총재와 이민우 총무에게 시국 타개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의 문안을 조정토록 위임.
이 총무는 김 부총재와 말을 맞추기도 전에 단독으로 김용태 공화당 총무를 만나 여당측의 대정부 건의안 문안을 받아내 하오 4시부터 모인 10인 대책위에 넘겼다.
그러나 이때부터 신민당 회의는 여당 문안에 불만이 쏟아져 「즉각적인 공동성명채택」「내각 사퇴권고안의 법사위 통과보장」 등 그 동안 제기했던 안들이 중구난방으로 다시 쏟아져 중간 발표를 한 채문식 대변인도 『여당의 미온적인 문안 때문에 당론이 뒤범벅이 돼 이젠 나도 진력이 났다』고 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심야회의 후 몇몇 참석자의 논평은…
△이철승 국회부의장=협상을 하려는 건지 깨려는 건지 알기 힘들다. △김원만 부총재=밤새껏 울었으나 누가 죽었는지 모르는 격이다. △김의택 부총재=뒤에 보자는 사람 무섭지 않다. 여당으로부터 뒤에 어떻게 한다는 약속을 받아야 소용 있겠는가. △신도환 사무총장=원칙 없이 왔다갔다해서 「스타일」만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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