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제 표대결 없게 절충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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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유엔본부=장두성 특파원】한국문제에 관한 표대결을 피하고 남북한간에 서로 상충되는 주장들을 「유엔」 밖에서 상호 절충하게 하려는 몇 갈래 움직임이 19일 정치 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튀니지」는 l9일 밤 속개된 「유엔」정치의 한국 문제 토의에서 「유엔」이 한반도로부터의 「외국군」철수 일정이나 시한을 설정하고 주한 「유엔」군사령부를 대신할 다른 조치를 취할 것을 골자로 하는 4개항 제안을 내놓았다.
「튀니지」가 각국 대표들에게 배부한 4개항 제안서는 또한 「유엔」사무총장에게 『한반도로부터 「유엔」이 손을 떼고 주한 외국군이 철수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에 관해 다음번 「유엔」총회에 보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제3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또 하나의 국가인 「인도네시아」대표는 "남북한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태도를 결정할 때가 됐다. 두개의 실체로서 「유엔」에 가입하든지 통일이 구체화 될 때까지 기다려 하나의 한국으로서 가입 신청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여「유엔」이 한국 문제에서 손을 떼려는 새로운 분위기를 반영했다.
「스웨덴」의 「올로프·리드베크」 대표는 한국측 결의안과 알제리 결의안 가운데 서로 일치하는 부분, 즉 「언커크」 해체에 대해서만 금년에 표결하고 남북한 동시가입·주한 「유엔」군사해체·외국군 철수 등 서로 상반되는 주장은 이의 해결을 위한 조건이 성숙되고 한국을 둘러싼 국제적 긴장완화가 실현될 때까지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중요한 문제가 근소한 표차로 결정되지 않을 수 없게 회의를 밀고 나가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하면서 이 같은 절충안을 옹호했다.
「유엔」에서 한국 문제를 타협적으로 해결하려는 기운이 증가되는 것과 때를 같이해 한국측은 각종 타협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북한은 강경 자세를 계속 유지, 모든 타협안을 거부하고 있다.
「튀니지」 「니제루」 「차드」 「루안다」 「바르바도스」 「오트볼타」 등이 공동 발기한 한국 문제에 관한 4개항 타협 결의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총회는 「언커크」(「유엔」 한국통일부흥위원단)의 해체를 결정한다.
②남북한에 7·4남북한공동성명에서 밝혀진 원칙에 따라 남북한조절위원회의 테두리안에서 대화를 계속하고 이를 강화하도록 요구한다.
③사무총장에게 7·4공동성명에서 명기된 제목적을 달성하는데 남북한이 이룩한 진척과 「유엔」군사의 해체 및 주한 외국군 철수에 필요한 조치에 관해 사무총장은 「유엔」총회에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④제29차 「유엔」총회의 가의제에 『한국의 자주평화통일을 촉진시키는데 유리한 조건 조성』이라는 제목의 안건을 포함시키도록 결정한다.
이 타협 결의안은 전문은 ①남북한 통일을 위한 남북한 대화의 토대를 세운 7·4남북공동성명에 포함된 제원칙에 주목하고 ②남북한의 군사적 대결을 종식하여 평화 협정을 체결하고 ③평화 통일의 제목적이 가능한한 조속히 달성할 수 있도록 정치·군사·문화·외교부문에서 협력과 교류를 하기 바란다고 표명하는 한편 ④남북한의 대화 계속이 남북한에 다같이 수락할 수 있는 평화적 해결에 필요한 요인이라고 인정하고 ⑤한국에 대한 외세 개입이 남북한의 대화를 해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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