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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비료 기근 그 원인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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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적 비료 부족 현상은 식량 증산에 새로운 위기가 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불황의 밑바닥에서 헤매고있던 비료가 오히려 비료 기근으로 반전된 것은 불과 2년 전부터.
『녹색혁명』이 확대되자 비료 수요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여기에 혹독한 한발이 소련·「아프리카」·「파키스탄」·인도 및 인니 등지를 엄습하면서 미국에서 곡가가 기록적인 상승추세를 보이자 증산을 위한 시비량 증가 현상이 세계적으로 확대됐다.
또 질소비료의 주요 원료인 천연 「가스」의 공급 부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도 비료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비료 공장들은 연료 혹은 무오염 공업 동력 등 천연 「가스」를 필요로 하는 다른 공업에 의해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올해보다 적어도 2천5백 만t의 양곡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정부는 비료 가격 통제를 철폐하고 민간 비료 공장들은 내년 10월까지 총3백만t의 비료를 증산키로 약속했다.
저개발 국가에서는 비료 1t이 30t의 양곡을 생산할 수 있는데 비해 미국은 4t의 증산밖에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비료 증산으로는 세계 양곡 공급량을 약 1천2백만t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내년도 수곡 추가 수요의 절반밖에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비료 공장 건설 「붐」이 불 것 같지는 않다.
비료회사들은 새 공장 건설에 앞서 가격 추세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 그들은 또다시 공급과잉 현상에 빠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공장 건설 결정을 하더라도 새 공장은 적어도 3년 후에야 가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개발 도상국은 양곡보다 비료 원조를 더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우리 나라는 작년부터 비료 수요가 급격히 증가, 올해는 비료 수출까지 중단했다.
특히 연평균 10%씩 증가했던 비료 수요가 올해는 30% 이상 늘어나 전국 곳곳에서 비료 파동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품귀에다 암거래까지 성행, 비료값은 3배나 치솟아 농협에서 7백49원에 파는 비료(요소 비료)가 2천5백 원까지 뒷거래되는 형편이다. 올해 비료 소비량은 약80만t.
내년에는 지난 10월부터 6비가 가동되어 1백20만t까지 공급할 계획이며 76년부터는 7비 준공에 따라 30만t의 공급 증가가 가능케 됐다.
정부는 이 같은 비료 수요 증가현상은 저렴한 비료 가격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비료가격의 인상도 검토중인데 현재의 국내 비료값은 t당 80「달러」선으로 국제가격 1백20 「달러」선에 비해 35%나 싼 편이다. <김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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