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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그 내용과 문제점을 간추린 「시리즈」|투, 융자(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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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내년도 예산안(일반재정 부문)에 계상된 투융자 규모 2천3백70억원의 부문별 투융자 내용은 중화학 공업 건설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고 공업 단지와 항만 건설 등 공업화와 관련된 투자라든지 현재 「붐」을 이루고 있는 관광과 관련된 투자가 이례적으로 많이 책정돼 있다.
그 대신 농어민 소득 증대 사업, 의료시설, 수산진흥자금 등은 오히려 올해 예산보다 감축됐다.
이를테면 중화학 공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공업화 계획에 다시 한번 전력투구하자는 뜻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새마을 사업에 백94억>
농업 관계 투자의 경우 71년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새마을 사업은 내년 예산에서 올해보다 약18억원이 많은 약1백94억원이 계상돼 있다.
특히 내년도 새마을 사업의 방향은 주로 지붕개량, 새마을 가꾸기, 간이급수 시설, 농어촌 전화 등 농촌을 아름답게 꾸미는데 대한 투자 증가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농어민 소득증대 사업에 투입될 자금은 올해보다 약20억원이 줄어든 58억원에 불과하다.
경제작물, 잠업사업, 축산사업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 투자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농촌 미화를 서두르는 나머지 농가 경제의 향상을 위한 투융자가 후퇴하는 인상을 감출 수 없다.
식량 증산을 위한 투융자 역시 내년도 예산액이 올해보다 12억6천만원이 늘어 1백93억원이 계상돼 있지만 그 증가 액은 새마을 사업에 못 미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약4백만t에 가까운 외곡을 도입,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식량 증산 시책이 다른 어느 부문에 못지 않게 시급히 보완돼야할 과제이다.

<석탄 산업 가볍게 취급>
그런데 농지 조성을 위한 투자가 올해보다 13억원 증대되긴 하지만 농업용수 개발, 지력 증진사업, 경지정리 등 농지기반 조성을 위한 투자는 올해 수준 또는 올해 수준 이하로 억제되었다.
오히려 증산 지도 자금을 8억6천만원, 작물 및 종자개량 사업 등에 대한 예산을 올해보다 대폭 증자 확정함으로써 기술적인 측면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짜여져 있다.
대체로 봐서 내년도 농업 관계 투융자 예산은 농지 기반 조성이라든지 농어민 소득 증대 사업보다 새마을 사업, 영농 기술의 향상 등에 치중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식량 증산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서 「에너지」대책과 자원문제이다.
그런데 내년 투융자 예산에서는 이 두개 부문의 투융자가 증액 책정되긴 했으나 「에너지」의 경우는 석탄 산업이 소홀히 취급됐고 자원 관계는 수자원 개발 공사에 대한 출자가 올해보다 약29억원 증액 계상됐을 뿐 종합적인 자원개발 예산에 이렇다할 변화가 없다.
뿐만 아니라 복지 후생 면에서 봤을 때 주택건설 부문, 의료 시설 확충, 일반 교육 시설 등에 대한 투융자가 올해보다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중화학 공업 개발을 중심으로 한 공업화 계획과 관련한 투자는 다른 어느 해보다도 크게 늘어났다.
중화학 공업 지원자금으로 계상된 3백35억원은 포항 종합제철의 1차 확장을 위한 1백42억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중화학 공업 단지 조성을 위한 지원 시설 자금이다.
신규 사업으로서 만도 ▲창원기계 공업 단지(29억3천7백만원) ▲온산 비철금속 단지(17억5천3백만원) ▲호남 석유화학 단지(96억2천만원) ▲제2종합제철(21억6천만원) ▲산업 입지 조사 자금(3억6천3백만원) 등이 책정돼 있다.
이밖에 지방 공업단지 개발(5억6천5백만원)이리 수출 자유지역 개발 (14억9천8백만원) 등이 신규 공업단지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과학기술 진흥에 40억>
이러한 공업단지 증설뿐만 아니라 수출입 물량 증가에 따른 해상 수송을 강화하기 위한 항구개발로서 군산 외항 건설, 북평항 건설, 부산항 개발, 인천항 개발 등이 내년 투융자 예산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실물 면의 투자 증가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및 기술인력 부문에도 상당한 투자 증가가 반영돼있다.
기술교육 확대를 위한 투융자 예산은 올해보다 21억5천만원이 증가된 53억8천만원, 과학 기술 진흥을 위한 투융자 예산은 올해보다 11억원이 늘어난 약40억원이 책정돼 있다.
종래부터 최우선 사업으로 지원되던 수출 분야는 새로 발족될 수출입 은행 자본금 출자 40억 원과 수출 산업 산업 설비 금융 확대를 위한 이차 보상자금 약10억원이 계상돼 있다.

<김포공항 확장 계획도>
이밖에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출입국자 수 증가에 따라 김포공항을 국제 공항으로 확장하기 위한 자금으로 올해보다 12억8천만원이 늘어난 19억7천만원을 책정하고 있고 김해 비행장을 새로 건설하기 위해 내년 예산에서 1억5천5백만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체로 봐서 내년도 투융자 예산을 중화학 공업 중심의 공업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한 투자를 크게 반영하고 있는데 내년이 중화학 공업개발 계획의 시발 년도인 만큼 앞으로 이와 관련된 투융자는 정부를 선도로 해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그 대신 이러한 새로운 공업화 계획 때문에 사회 복지 분야에 대한 투융자는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도 예견할 수 있다. <이종호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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