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9)<김한수(전배협 전무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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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멀리 「우루과이」까지 진출한 우리의 딸들은『하면 된다』는 또 하나의 값진 교훈을 얻었다.
제1회 여자「월드·컵」 배구대회를 앞두고 국내의 배구인들은 「메달」획득여부를 제나름대로 점치기에 바빴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동「메달」이었지만 세계 정상인 소련 및 일본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이 맞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 여자배구의 성장은 새삼 실감된다.
실로 가슴 뿌듯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멕시코·올림픽」때까지만 해도 5, 6점에 그쳤던 소련과의 경기에서「세트」마다 15-12로 조금의 부족도 없는 접전을 폈고, 62년「아시아」경기대회이래 내리 7연패한 일본과도「풀·세트」까지 밀고 밀리는 「시소」를 벌였다.
이로써 우리 배구는「뮌헨·올림픽」이후 또 다시 세계정상급수준에 접근했음을 확인했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세계정상에 오르느냐하는 방법론만이 남아 있을 뿐-.
아직 선수의 장신화는 미결 상태이나 우리가 개발하고 「몬테비데오」에서 꽃 피운 속공만은 우리의 딸들만이 가진 세계적인 기술로 자랑할만하다.
물론 선수의 장신화도 급선무이긴 하나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속공은 앞으로 더욱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대형선수 발굴과 기술의 개발, 그리고 지도자들의 단결은 우리가 세계정상에 오르기 위해 이루어야할 삼위일체다.
이 세 가지 요인이 한뜻으로 뭉쳐질 때 동경 「올림픽」 6위, 「멕시코·올림픽」5위, 「뮌헨·올림픽」4위를 차지한 여자배구는 비로소「몬트리올·올림픽」에서 대망의「메달」로 기대될 수 있다.
배구인의 한사람으로 이번 「월드·컵」 배구대회기간을 통해 TBC현지중계를 듣고 승리에는 쾌재를, 패배에는 격려를 보내준 열렬한 「팬」들의 성원에 깊이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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