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17%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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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랍」석유수출국기구(OAPEC)가맹 6개 산유국들은 16일 일거에 원유공시가격을 17%인상한 「배럴」당 3·65「달러」로 결정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당초 「아랍」산유국들은 지난 9일 국제석유자본측과 회동하여 ①매년 원유공시가격을 2·5% 인상키로 한 「테헤란」협정과 ②「달러」대 가치하락에 따라 가격「플로팅」을 규정한 「제네바」협정에 의거, 원유가격문제를 협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정된 가격협상을 무시하고 산유국 측이 일방적인 가격인상을 선언한 것은 중동전과 관련, 그들의 『석유무기화』정책이 실천에 옮겨진 첫 단계 조치가 아닌가 우려된다.
물론 그 동안 산유국들은 산유 회사의 국유화 또는 51%이상 자본 삼가 및 원유공시가격인상을 꾸준히 요구해왔으므로 중동 전을 계기로 요구사항의 하나를 실현시켰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번 산유국의 결정이 앞으로 어떠한 파장을 그려 가느냐에 있다. 산유국의 결정에 국제석유자본이 어떻게 대응해 나가며, 양측의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석유전쟁을 일으켜 중동전과 병행하여 또 하나의 국제긴장을 조성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중동산유국의 「배럴」당 3「달러」선 돌파는 「에너지」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에너지」고 가격시대가 전개된다는 뜻에서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설이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석유가격은 계속적인 등세를 보여 왔다고 그 원인은 산유국의 원유수출 과세 인상 공세 및 원유 및 제품의 수요급증으로 풀이된다.
이 결과 중동원유 공시가격은 「배럴」당 「아라비안」경질유기준, 70년1월말 1「달러」79「센트」에서 72년1월말에는 2「달러」46「센트」, 73년1월말에는 2「달러」58「센트」, 지난 4월말에는 2「달러」73「센트」로 속등했었다.
중동의 원유 매장량은 4백85억t으로 전세계의 53·3%, 72년 중 생산량은 8억9천5백40만t으로 34·2%를 점하고 있어 중동의 가격동향은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게 돼있다.
특히 중동산유국들이 그들의 위협대로 완전 단유를 하지 않는다 해도 생산수준을 현상 동결하는 것만으로 세계「에너지」수급사정은 핍박을 고할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석유무기화의 여파는 소요원유를 전량 해외에, 특히 그 95%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엔 막심한 타격을 줄 것이 틀림없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으로는 지난 8월8일 석유류 값을 13%인상했던 때보다 한층 대폭적인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져 해외「인플레」요인을 가속화할 것이다.
간접적으로는 세계의 각종 제품가격에 기초「에너지」인상가격이 전가되어 주요 원자재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는 한국의 외화부담 가중을 초래, 이 역시 수입「인플레」를 조장할 것이다.
원유가 인상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인플레」를 가일층 악성화 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한국도 이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그 충격을 극소화하는데 정책당국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중동산유국에서 직접적으로 원유를 조달할 수 있도록 자원외교를 펴고있다 한다. 현 싯점에서 이 자원외교는 급히 서둘러야 마땅하며 촌각도 유예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에너지」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 낭비 없는 「에너지」소비와 그 효율의 극대화를 기해야만 난국을 헤어날 수 있을 것임을 재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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