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대소설 모두 600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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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제까지 3백17종으로만 알려졌던 우리 나라의 고대소설(갑오경장이전까지의 소설)이 실은 6백 종에 달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세계문학대사전」(책임편찬 문덕수)편찬과정 중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세계문학대사전」편집실이 단문학자 김동욱씨에게 의뢰, 김씨가 영국의 동양학권위자 「W·E·스킬런드」박사(50)로부터 우리 나라 고대소설의 새로운 목록을 입수함으로써 밝혀졌다.
68년 『한국의 고대소설』(Kodae Sosol)이라는 책자를 발간하기도한 「스킬런드」박사는 오래 전부터 우리 나라의 고대소설에 관심을 가져 서너 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고대소설에 관한 자료를 입수, 현재 어느 국내학자에도 못지 않게 한국고대소설 통인 학자로 알려져 왔다.
이번 「스킬런드」박사가 보내온 고대소설 목록가운데서 71년 김기동씨가 「국어국문학」51호에 정리 발표한 3백17종과의 중복부분을 제외하면 새로 밝혀진 고대소설은 2백82종에 달한다.
거의가 한글소설인 이들 2백82종의 고대소설가운데서 2백 여종은 영국의 대영 박물관과 「프랑스」「파리」국립도서관 혹은 외국의 개인소장으로 되어있어 앞으로 한국고대소설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소장국 혹은 외국 소장자의 도움이 불가피하다는 새로운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스킬런드」박사가 보내온 목록가운데서 희귀본 내지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고대소설은 『대성훈몽전』(일본의 소창진평 소장) 『동유기』(애스턴·컬렉션) 『범문제록별전』(「쿠랑」서지) 『금홍전』(대영 박물관 소장) 『남정팔난기』(대영 박물관「파리」 박물관 소장) 등이다.
문덕수씨는 「스킬런드」박사가 보내온 목록가운데는 중국고대소설의 번안소설이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이므로 실제로 새로 밝혀진 순수한 우리 고대소설의 보다 완벽하고 체계적인 정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세계문학대사전」편집실은 김기동씨가 정리한 3백17종, 「스킬런드」박사가 보내온 2백82종, 그리고 서지학자 하동호씨가 새로 발견해 낸 『태극옹전』 등 모두 4백 종의 고대소설을 가나다순으로 정리, 오는 l2월중 발간될 「세계문학 대사전」에 수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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