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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도 울린 「팡파르」|"굳센 체력·알찬 단결·빛나는 전진" 「민족의 제전」열기 뿜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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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체전취재반】『굳센 체력·알찬 단결·빛나는 전진』- 자기 고장의 명예를 걸고 힘과 기를 겨루는 민족의 제전, 제54회 전국체육대회가 12일 상오 우렁찬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막을 올렸다. 이날 구덕체육관을 비롯, 항도 부산시내는 16년만에 다시 열린 숙제기분에 휩싸였다. 3만여 시민의 환성이 가을 하늘에 치솟은 구덕종합경기장에는 육·해군군악대의 우렁찬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하늘에는 2천여 마리의 비둘기와 2만개의 오색풍선이 두둥실 떠올랐다. 이날 부산지방은 엷은 구름이 하늘을 덮었으나 기온은 최고22도의 포근한 날씨.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입은 1만2천여 선수들이 발걸음도 당당히 입장하면서 6일간에 걸친 제전의 성화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날 상오10시5분전 박정희 대통령이 입장하자 「스탠드」를 메운 관중들이 우뢰같은 박수를 보냈고 「로열·박스」 맞은편 「메인·스탠드」에는 무궁화에 둘러싸인 박대통령내외의 모습을 그린 「카드·섹션」이 펼쳐졌다. 10시 정각 민관식 문교부장관의 개식선언에 이어 여학생고적대를 선두로 육군 「팡파르」단의 연주가 울리는 가운데 13개 시·도 1만2천여 선수단의 임장이 시작됐다.
입장식은 이북5도의 기수를 선두로 재미·재일 동포·제주·강원·서울·경기·충북·충남의 순서로 입장했으며 고향을 잃은 이북대표단이 선수 없이 임원만 입장하자 이를 지켜본 관중들은 다시 한번 통일의 염원을 불태웠다. 주최지인 부산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관중들이 모두 일어서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선수단 가운데는 임원선수 모두가 붉은 모자와 붉은 상의, 흰 바지와 흰「미니·스커트」를 입은 경기도대표단이 눈을 끌었다.
지난해 우승한 서울 팀은 우승컵을 들고 들어놨고, 부산대표단은 임원은 「코발트」색상의 흰 바지 차림, 선수단은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입장했다.
개회식은 특히 중앙·은하·계성 등 3개 여중의 4천여명 학생들이 벌이는 「카드·섹션」으로 더 한층 화려했다. 「가 도·섹션」은 가을의 결실을 상징하는 나무, 수력발전소를 그린 25개의 움직이는 장면을 비롯, 2백58종 3백24장이 각 선수단이 입장할 때마다 그 고장 특유의 풍물을 나타내며 펼쳐져 장관을 이뤘다.
선수단의 입장에 이어 대회기가 게양되고 지난8일 강화도마니산에서 채화돼 5백99.8㎞를 종단해온 성화가 최종주자 최영기씨에 의해 대회장 성화로에 점화되자 『이기자 대한건아』의 우렁찬 합창이 메아리치고 비둘기와 고무풍선이 하늘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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