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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뒤엎은 백중지세의 지구전|미·불 군사 전문가가 본 중동전의 양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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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중동 전은 지구·소모전의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아랍」측은 의외의 선전을 한 것이다. 「프랑스」의 군사 문제 전문가와 「워싱턴·포스트」지의 국방성출입 기자인 「제틀러」씨의 글을 통해 「아랍」군 선전의 이유와 전투 양상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제4차 중동전에서 「이집트」가 사용한 소련제 「미사일」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펜터건」에서도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상 중의 하나다.
「샘-6」형이라고 불리는 이 지대공 「미사일」은 작년에 「상당수」가 「이집트」에 도착했는데 이번 중동전 발발과 함께 그 위력을 처음으로 발휘하기 시작했다.

<미도 샘-6에 큰 관심>
운반차에 실려 다니며 고도의 기동성을 가진 이 「미사일」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이스라엘」이 미 국제 비행기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한 미국이 이 「샘-6」「미사일」의 성능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국방성의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특공대를 「이집트」 내 「샘-6」 기지로 보내 그 시설을 몽땅 뜯어오는 작전을 펴도록 하는게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특공대는 이미 67년 전쟁 때 이와 비슷한 작전을 성공리에 완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공군 손실 훨씬 커>
「수에즈」 운하를 따라 길게 배치된 「샘-6」「미사일」 때문에 「이스라엘」은 그들이 장담했던 군사적 우세를 견지하기는커녕 수십대의 비행기와 수백대의 「탱크」를 잃는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막강하다는 정평이 나 있는 「이스라엘」 공군의 손실은 「이집트」와 「시리아」 양국 공군의 손실이 거의 2배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집계된 「이스라엘」기의 추락 대수 50대 중 대부분은 「샘-2」 및 「샘-3」「미사일」에 의한 것이며 「샘-6」은 그중 15% 정도를 격추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샘-6」이 사실은 「이스라엘」측의 가장 결정적인 공세를 꺾었다는 것.
전세는 이번 주말쯤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할수록 공군력과 「탱크」가 부족한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스라엘」기의 손실을 계속 보충해주는 것도 정치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그 한계성이 있으며 「아랍」 각국들도 「이스라엘」이 결정적으로 불리한 경우엔 참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미 소식통은 「시리아」 공군이 이미 큰 타격을 입었고 「이집트」의 여건도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 국방성 관리들은 「이집트」군이 5만명 가량의 병력과 5백대 이상의 탱크를 수에즈운하 주변에 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집트」군은 「수에즈」운하 동안에 2개 기갑 사단과 3개 보병 사단을 배치, 「이스라엘」의 3개 기갑 사단과 대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탱크」 손실도 1백대 정도라는 보도가 있으나 파괴와 손실의 정확한 구별도 힘들다.

<전세 윤곽 주말쯤에>
결국 「시나이」 전투는 「샘-6」「미사일」에「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문제다. 「샘-6」은 「레이다」와 유도 장치를 모두 가지고 있어 미국제 「미사일」에 대항하기에 족하며 조작 방법도 상당히 융통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까지 「이집트」가 보유하고 있는 「샘-6」 포대는 5개로 알려졌는데 소련이 얼마나 많은 「샘-6」을 제공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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