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공포] 현대측 바짝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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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14일 특검법이 원안대로 공포되자 "정몽헌 회장 신변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냐"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鄭회장은 지난 11일 개성공단.금강산 육로관광 등 난관에 부닥친 대북사업을 협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가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14일 귀국했다.

鄭회장은 이날 평양발 베이징(北京)행 항공편이 없자 부랴부랴 블라디보스토크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귀국해 이번 특검 실시와 관련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특검과 관련해 아직 회사 내부 동요는 없는 상태"라며 "원안대로 공포됐지만 앞으로 여야 간 추가 협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북 송금과 관련, 특검의 직접 조사 대상 기업인 현대상선의 직원들은 "그간 자금난으로 곤란을 겪다가 이제 겨우 한숨을 돌렸는데 다시 특검을 받게 돼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상선 측은 내부적으로는 오래 전부터 특검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선 관계자는 "대북 송금은 민간기업 차원이라기보다 국가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었다. 특검 과정에서도 이 같은 정상이 참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총괄하는 현대아산 측은 당분간 사업 추진이 힘들 것이라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특검으로 인해 대북사업이 나쁜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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