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특 부친, 15년 전부터 부모 부양하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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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그룹 슈퍼쥬니어 멤버 이특(31ㆍ본명 박정수)의 아버지 박모(57)씨와 할아버지ㆍ할머니 박모(84)씨·천모(79)씨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자택에서 6일 9시 20분께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를 혼자 돌보던 박씨가 부모와 함께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특의 아버지인 박씨가 부모를 목졸라 살해한 뒤 뒤따라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이특의 할아버지ㆍ할머니는 이불이 목까지 덮인 채 안방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아버지 박씨는 같은 방 문고리에 압박붕대로 목을 매 숨져 있었다. 현장에는 ‘부모님 내가 모시고 간다’는 박씨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구체적인 유서 내용은 개인적인 가정사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망 추정시각은 5일 오후 11시다.

무역업에 종사하는 박씨는 15년 전부터 부모를 부양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주변에서 효자 소리를 들을 정도로 부모를 극진히 모셨다. 아내와 이혼한 후에는 홀로 부모와 함께 살며 부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박씨의 부모는 몇 년 전부터 차례로 치매를 앓기 시작했다. 그 중 한명은 중증이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근엔 박씨가 하는 무역업도 상황이 나빠졌다. 경찰 관계자는 ”무역업을 운영하던 박씨의 사업이 크게 어려워졌다는 가족 등의 진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가 극단적 결정을 한 배경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특은 2012년 10월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 중이다. 빈소는 고려대 구로병원이다.

이상화 기자 sh998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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