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구태의연한 여성상 묘사-비평받는 「뉴욕·필름·페스티벌」출품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매년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필름·페스티벌」은 영화를 만드는 기법이나 성격이 다분히 혁신적인 작품이 출품되는 영화제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아왔다. 이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감독은 대개 전위적인 감독들이고 그들 자신 『다수에 억압받는 소수를 위해』영화를 제작한다고 표방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혁신적이어야 할 출품작들이 극장에서 상영되는 여느 영화들과 똑같이 여전히 여성상을 가구나 소도구처럼 보잘것 없는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고 최근 일부 영화평론가들이 지적해 주목을 끌고있다.
73년 「페스티벌」의 경우 출품작이 22점, 심사위원은 8명이었다. 심사위원 중 여성은 「스웨덴」의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수잔·손타크」(40) 한 사람 뿐이었는데 그나마 그는 「스웨덴」에서 살고있는 사람이라 작품선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출품작 중 여성이 감독한 것은 「프랑스」의 「마거리트·뒤라」의 『나탈리·그랭거』 단 하나였다.
그런데 3점의 작품을 제외하고 여성인 「뒤라」가 감독한 것을 포함한 나머지 영화에 나타난 여성상은 한결같이 세가지 「타이프」의 여성들로 한정되어 있었다.
신경병환자 「타입」·성적인 오락물로서의 여성·소도구처럼 장식적 효과를 위해 이용되는 미모의 여성들 중 하나로 다루어진 것이다.
물론 출품작들은 모두 영화학적인 의미에서는 가치를 지니고있고 연기와 감독이 뛰어난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여성을 보는 눈은 여전히 피상적이어서 『소수를 위해』만든 영화는 아닌 것이다.
이 「페스티벌」에 45분 짜리 『「제인」에게의 편지』를 출품한 유명한 감독 『장·공다르」도 다른 감독과 같은 태도였다.
「고다르」는 「제인·폰다」와 「이브·몽탕」이 주연하는 최근작 『모든 것이 잘 되어간다』로 영화계에서 대단한 평을 얻었지만 이 작품에서 같이 일했던 한 「프로듀서」는 그를 다음과 같이 혹평한다. 『「고다르」는 여성과 같이 일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제인·폰다」가 「스태프」중 여성을 참여시키지 않으면 출연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2∼3명의 여성이 함께 일을 했었다.…이 영화에는 세 여성이 등장하는데 「제인·폰다」가 맡은 「라디오」특파원 역 이외는 전형적인 여성일 뿐이고 공장에서의 여성노동자들의 모습도 잘 부각시키지 못했다.』
전위적인 감독으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베르나르도·베르토루치」의 「히트」작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나타난 여성상은 성적인 노예로서의 대표적인 모습이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미「미즈」지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