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SBS '순애보'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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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처럼 다가온 순백의 사랑

순애보(SBS 밤 11시40분)

‘정사’에서 도회적이고 깔끔한 연출을 인정받았던 이재용 감독의 멜로 영화. 일본 쇼치쿠(松竹)영화사와 합작으로 제작됐다. 포르노 사이트를 즐겨 방문하는 동사무소 공무원인 한국남자와 포르노 사이트의 모델을 잠시 하게 된 일본 여자의 만남을 다뤘다. 남자 주인공 이름이 ‘정사’의 주인공과 똑같은 우인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젊은이들의 일상이 펼쳐진다.

우인(이정재)은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는 동사무소 말단 직원이다.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는 퇴근 후 집에 돌아가 맥주를 마시며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잠이 드는 생활을 되풀이한다. 어느날 동사무소에 개설된 제빵 강좌의 보조로 빨간 염색 머리를 한 미아(김민희)가 나타난다. 우인은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미아의 반응은 차갑다.

집에서 인터넷을 뒤지다 각자의 이상형을 만날 수 있는 사이트에 접속한 우인. 그는 모델로 등장하는 일본 소녀 아사코를 기억해둔다. 한편 도쿄에 사는 재수생 아야(다치바나 마사토)는 갑갑한 삶에서 탈출하고 싶어 날짜 변경선에서 자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아야는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인터넷 모델 아사코로 일한다. 담백해진 이정재의 연기가 눈에 띄는 영화. 2000년작. 15세 이상 시청가. ★★★

*** 돈가방 둘러싼 한바탕 소동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MBC 밤 12시30분)

‘펄프 픽션’의 뒤섞인 시간 배열, ‘트레인스포팅’의 감각적 영상을 탄탄한 스토리와 잘 엮었다고 평단의 갈채를 받은 작품. 마돈나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가이 리치가 감독했다. 막판의 반전이 기발하다.

장물아비 노릇을 하며 살던 에디(닉 모런)와 세 명의 친구들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해리의 도박판에 낀다. 에디는 자신만만하게 뛰어들지만 해리의 술수로 거액의 빚을 지고 만다. 해리는 일주일 내에 돈을 갚지 못하면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한다. 우연히 도그(프랭크 하퍼)일당이 강도 짓을 하려는 계획을 엿듣게 된 에디는 도그 패거리가 돈을 훔쳐오면 그 돈을 다시 빼앗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일이 엉뚱하게 꼬인다. 원제 Lock, Stock & Two Smoking Barrels. 1998년작. ★★★☆

*** 폴 뉴먼 제작·감독·주연

스탬퍼가의 대결(EBS 오후 2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원작자 켄 케이시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폴 뉴먼이 제작·주연·감독 등 1인3역을 담당한 작품이다. 어려움을 당한 가족 간에 싹트는 유대 관계를 묘사했다. 1972년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오리건 주에서 벌목 사업을 하는 스탬퍼 일가는 마을 주민들에게서 왕따를 당한다. 다른 사람들은 파업 중인데 유독 이 집만 고집을 부리기 때문. 아버지 헨리(헨리 폰다), 큰아들 행크(폴 뉴먼), 의붓동생 리(마이클 새러진), 사촌 조(리처드 잭켈) 등은 벌목한 통나무를 공장까지 운반해주기로 한 계약을 고집스럽게 지킨다. 마을 사람들은 스탬퍼 일가의 장비를 부수지만 헨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원제 Sometimes a Great Notion. 1971년작. 15세. ★★★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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