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화 기반다진 「평생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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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급속한 변화에 적응하고, 그 변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현대인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이제 교육은 학교교육으로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전 생애를 통해 계속되어야 하며, 중단 없는 교육과정의 혁신과 변화하는 개인의 욕구충족 및 급변하는 세계에서 가중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유네스코」는 현대인이 급속한 변화를 소화해나가고, 또 변화를 가져오는데 적극적 역할을 하게 하여 사회·경제적 발전에 공헌토록 하기 위한 평생교육(Life-long Education)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전 세계 회원국에 그 효과적 전략수립을 권장했다.
「유네스코」한위는 이런 취지에 따라 8일∼10일 춘천에서 평생교육발전「세미나」를 갖고 평생교육의 제도화를 위한 토대를 다졌다. 이 「세미나」에서는 이규호 교수 (연대·평생교육의 이념), 한완상 교수 (서울대문리대·사회학적 시각에서 본 평생교육의 중요성), 황정규 교수 (고대·인간발달과 평생교육) 등의 주제발표에 이어 학계 및 언론계관계인사 25명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발표에 나선 이규호 교수는 직업교육의 관점에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날처럼 지식과 기술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있어서 그러한 발전된 지식과 기술을 사회의 전문적 역할을 위해 활용하려면 사회생활을 계속하는 날까지 평생에 걸쳐 교육을 받아야한다』는 것.
얼마 전까지만 해도 50년은 된다고 했던 지식의 생명은 이제 3∼5년으로 줄었고, 그 동안을 배우지 않고 지내면 사회의 낙오자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 학교교육은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만으로 끝날 수 없게 됐다. 『학교교육에서부터 일생동안계속 배울 수 있는 능력과 의욕을 길러주고, 사회생활을 하는 직업인들의 계속교육을 그 속에 연결시켜 나가야 한다』는 논리다. 『현대의 사회적 제문제의 현대인에 대한 도전은, 그들이 한번 학습되어 얻어진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전 생애를 평화롭게 마칠 수 없게 됐다』고 이 교수는 풀이했다. 그런데다 평생교육은 단편적 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자기존재를 능동적으로 발전시켜 의욕적 자기실현을 확대시켜나가는 뜻을 갖는 것으로선 그 의의는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사회학적 입장에서 이 문제를 고찰한 한완상 교수는 『현대사회는 개인의 생존을 위해서도 평생을 통한 교육이 요청된다』고 보았다. 그는 『특히 현대사회는 안정·질서 및 통합이란 목표와 또 다른 개혁·전망이란 목표를 갖는데, 흔히 교육에서 전자만을 강조하기 쉽다』고 환기시키면서 평생교육에서는 적응교육과 창의적 개혁교육을 다같이 강조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학교교육에서도 이 같은 목표는 마찬가지지만, 특히 재사회화를 강조하는 평생교육에서는 이런 주의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즉 앞으로 개발될 평생교육의 「프로그램」은 동조적 인간과 함께, 창조적이고 비 동조적인 인간을 길러내는 것을 동시에 강조해야 사회의 안정과 발전이 동시에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모든 교육은 대상을 갖는다. 각급 학교교육은 단계에 따른 대상의 동질성이 어느 정도 규명되어 있다. 그런데 평생교육은 학교교육을 포함한 인간의 전 생애에 걸친 교육이며, 활동영역이 각양각색인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 대상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평생교육의 구체적「프로그램」은 그 대상의 규명이 앞서야한다는 과제를 갖고있는 것이다. 인간의 발달단계에 비추어 평생교육의 대상에 대한 특성을 살핀 황정규 교수는 학교교육이후의 단계에서 두드러진 몇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즉 성인기 및 노년기(25∼85세)는 환경의 변화와 이에 따른 압력을 심각하게 느낀다. 사회변화는 사고의 신축성·유연성을 요구하는데 성인의 사고는 경직해져 가고 있다. 다음으로 신체적 및 생리적 변화를 들 수 있다. 이것은 심리적 갈등을 수반한다.
또한 지적 능력이 감퇴된다. 성격과 환경에 대처하는 동기도 연령에 따라 변화해간다. 따라서 이 같은 특징들은 평생교육의 모든「프로그램」에서 중요하게 의식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주제 발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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