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방지와 제로 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로마 클럽이 발표한『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는 현 상태로 가면 지구는 1백년 후에 파멸한다고 경고,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의 세계적 권위인 얀·틴버겐 교수(로데르담 경제대학)는 이 보고서가 지나치게 비관적이긴 하나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질적 경제성장으로의 전환, 개발도상국에 대한 개발원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은 외지에서 간추린 틴버겐 교수의 견해. 그런데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는 삼성문화 문고15권 「인류의 위기」로 소개됐다.(편집자 주)
『성장의 한계』를 위탁연구 해온 MIT(매서추세츠 공대) 의 제이·프레스터 교수와 데니스·메도즈 조교수 팀의 연구는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생각되나 인구증가와 오염산업의 억제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로마·클럽의 보고는 일본과 화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앵글로색슨계 제국은 맬더스 인구론 같은 것으로 밖에 생각지 않는 것 같다.
많은 비평가는 MIT노작의 부분적인 측면만을 비판하고 있는데 그 모델 전체를 상세하게 검토해야 한다.
인구의 제로성장 내지는 경제성장의 완전 스톱을 주장하는 논의도 대두되고 있는 것을 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충분한 생활 수준을 달성한 풍부한 국가가 무엇 때문에 그 이상의 성장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냐 하는 것이 논리의 골자다.
경제성장은 수량으로 표시되는 양적 성장과 가치로 표시되는 질적 성장으로 나눌 수 있으며 내가 제의하고 있는 것은 『양적제로 성장』인 것이다. 즉 2천년 대에 현재 인구의 2배가되는 인류가 존엄스러운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사회경제 정책을 찾자는 뜻이다.
생산성을 향상시키는(특히 고수율의 생산) 주요 요인은 성장률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이용할 수 있는 1인당 물적 자본 및 인적 자본 쪽이 더 중요할 것이다.
양적 제로 성장경제의 특성은 ▲소득총액은 증가하지 않으나 ▲다른 모든 경제적 측면, 예컨대 생산, 원자료비 지불을 위한 제품판매, 대금 및 급여 등은 그대로 존속한다는 점이다.
이 경제 하에서도 이재이나 손실이 나오고 기업이 성장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아이들이 출생하고 교육을 받아 직업 선택을 위한 경쟁을 할 것이며 생산공정 개선, 신제품 등장, 노후시설 개체투자 등도 이루어질 것이다.
말하자면 경제활동을 일으키는 요인은 대부분 존속한다.
이를테면 물적 또는 생물학적 제약에 의해 저 성장률이 필요하게 돼도 이를 우려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흔히 개발도상국은 수요가 급증하는 이른바 성장사업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보다는 비교우위가 높거나 경쟁력이 강한 편이 중요한 것이다.
비교우위가 높다는 것은 그 자체 이익률이 높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으며 더한층 중요한 것은 세계시장가격에 비해 코스트가 낮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수요보다 이익률 쪽이 보다 중요한 제약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확실히 단기적으로는 수요가 급속히 확대하는 편에 이점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수요를 확보키 위해 새로이 투자를 하게 되며 투자액에 대한 총수익은 저하한다.
저 성장이라도 최량의 산업을 선택하여 투자하면 고수준의 생활이 확보된다.
장래의 세계경제는 선진공업국이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을 높이려고 든다면 선진국이 현재와 같은 수준의 성장을 계속하는 것보다 세계 자원 소모를 적게 할 것이다.
모든 국가는 인구증가율을 저하시키고 풍요한 국가는 양적 생활수준 향상뿐만 아니라 생활의 질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생산의 일부를 빈곤한 국가로 옮겨야 한다.
이것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밀접한 협력관계와 세은 등을 통해 발전도상 지역 국민의 구매력을 높이는 것이 전제가 된다.
인간이 소득 불균형에 만족하지 않게 될 것은 명백하다. 남아도는 부에 비해 지독한 빈곤이 의연히 남아있다. 그리고 환경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제발전 초기에는 급속한 성장으로 머리가 꽉 차게 되어 숫자상의 성과만이 강조되나 이윽고 사회개발정책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얀·틴버겐 교수 약력>
▲1903년 화란 헤이그 출생
▲라이틴 대에서 물리학, 암스테르담 대·파리 대·오슬로 대에서 경제학 배움
▲1933년 로테르담 대 경제학 교수
▲1945∼55 화련 중앙계획국 장관
▲1937년 『경기 순환론의 통계적 검증』을 저술, 투자 증감이 경기변동의 주동요인이 되고 투자는 주로 기대이윤에 의해 결정되며 이자율 및 가속도 원리의 효과는 2차 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1969년 노르웨이의 라그나르·프리쉬 교수와 함께 제1회 노벨 경제학상 수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