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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류학자 마거리트·미드 여사가 말하는 시험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6년 전, 「2단계 결혼론」을 주장했던 미국의 인류학자 「마거리트·미드」여사는 최근 자신의 이러한 결혼방식에서 한걸음 나아가 자녀를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 「시험부모」라는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미드」여사가 젊은 부부들에게 권하는 「시험부모」의 내용이다.
요근래 젊은 부부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져있다. 「과연 아기를 가져야하는가」에 대한 회의다.
결혼은 남녀가 그들의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었는데 그 속에는 이내 자녀를 두어야하는가의 선택문제가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자녀를 둔다는 일은 오늘 같은 사회에선 확실히 「선택」해야할 일이다. 나는 특히 두 남녀가 앞날을 가름하여 부모로서의 자신들을 한번 생각해본 다음 「선택」을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비록 두 남녀가 서로 뜻이 맞아 결혼을 하였을지라도 그렇다고 해서 이 두 사람이 아이 부모로서도 뜻이 같다고는 볼 수 없다.
결혼이라는 것이 자녀가 자라서 부모의 집을 떠나 새로운 자기 집을 갖는다는 점은 아직 남아있지만, 그러나 모든 적령기 남녀가 꼭 결혼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력은 인제 없어진 것 같다. 더 나아가 결혼 뿐 아니라 자녀를 갖는 것도 자유로이 각자가 선택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지고있다.
결국 그렇다면 젊은 부부들의 문제는 『우리가 과연 좋은 부부가 될 수 있는가』의 판단이다. 오늘날의 「좋은 부모」란 이들 두 남녀가 적어도 자녀가 클 동안 사이 좋게 결혼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는가 부디 생각해야 한다.
이리한 관점에서 볼 때 자녀를 갖는 문제는 부부의 장래까지를 엄격히 계산하여 결정돼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따라서 아이가 생겼을 때의 가족관계, 즉 부모와 자녀관계, 부모끼리의 문제 등이 미리 그 조화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는 이 문제를 위해 젊은 부부들이 자녀를 갖기 전에, 엄격히 말해서 그들 자녀를 낳을 것인가를 선택하기에 앞서 그들 두 사람이 부모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예습으로 판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결혼에 앞서 2년간의 시험결혼을 갖기를 권했듯이 이 시험부모는 바로 자녀를 가져도 되는가의 시험이다.
며칠씩 여행하는 친구나 이웃의 아이들(이들은 연령층이 다양할수록 좋다)을 길러본다든지, 시간이 날 때마다 남의 어린아이를 완전히 맡아 길러보는 일은 확실히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미「레드·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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