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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속의 미국경제 「붐」은 지속될 것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71년이래 지속적인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경제는 올해 들어 그 절정을 맞이하고 있으나 식자들은 이미 그 한계를 서서히 느끼고 있는 듯하다. 당면의 관심사는 연내의 「붐」이 더욱 가속화할 것인가, 또는 파국을 맞아 심각한 불황으로 전락할 것인가에 쏠려있다.
관점의 차이는 경제전문가들과 기업가 사이에 현저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당면경제의 전망에 대해 비관적이다. 이들은 행정부가 작년이래 취해 온 재정금융 정책의 결과가 불황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기업가들은 어느 정도 낙관적이다.
즉 다소의 성장둔화는 있을지 모르나 경기침체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이같은 양자의 견해차이도 물가전망에 관한 한 비슷한 결론이다. 즉 미국이 궁극적으로 「인플레」수습방안을 마련, 단호한 처방을 내린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난해 연방정부의 지출과 차입의 과다, 연방은행의 통화공급의 급속한 증가는 올 들어 급격한 「인플레」유발의 소지가 되고 있다.
더우기 범세계적인 식량기근은 생계비를 자극하고, 73년의 「달러」평가절하는 「인플레」를 더욱 가열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닉슨」행정부는 연방지출의 삭감이 불가피했고 연방은행도 긴축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어 올 들어서부터는 통화공급을 줄이고 이자율을 인상했는데 이는 증시의 현저한 침체를 유발, 소비자와 투자가들의 확신을 뒤흔들어 놓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68∼69년의 그것과 흡사하여 또 한차례의 경기침체를 예견하고 있다.
대부분은 지금의 여건이 6%의 기록적인 실업율을 나타낸 그때보다 더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를 들어 전 백악관 자문위원 「소머」는 재정·금융긴축을 하나의 「벽」으로 간주, 지금은 「붐」이 지속될 것이나 연말께쯤은 이벽에 부닥쳐 불황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메리카·알루미늄」의 「하퍼」사장을 비롯한 많은 기업인들은 아직도 행정부의 능력을 신뢰하며 연방은행이 초과수요의 배제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기대, 최소한 74년에는 불황이 없을 것으로 믿고 있다. 「모건」은행의 「패터슨」회장도 연방은행의 긴축이 과도한 수준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면 「인플레」의 수습전망에는 모두 비관적이다. 육류에 대한 가격통제까지 취해졌던 4월중 소비자 물가지수는 연율 7%선으로 상승했다. 식자들은 심각한 불황과 실업증가 중에서도 생계비지수가 5.9%나 치솟았던 지난 70년의 기억이 생생하여 74년의 불황을 예견하는 사람들도 「인플레」를 우려한다. 「시카고」의 기업가 「프리먼」은 『미국이 안정적인 성장경제를 유지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나 과열을 피하는 훈련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인플레」의 처방에 대해서는 이론이 분분하다. 그러나 예전처럼 물가·임금통제를 지지하는 견해는 현저히 줄었다.
「하퍼」는 「제3국면」의 이른바 「자율규제」가 경제의 왜곡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프리먼」은 정부책임자의 정기적인 전국방송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연방은행의 「번즈」총재가 매달 TV에 나가 이런저런 경제정책입안의 이해득실을 쉬운 말로 설명, 가정주부들까지도 정부의 정책입소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돼야 한다는 것. 연방은행과 대통령에게 더 큰 권한이 주어져야 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갖가지 묘방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에 관한 한 별 뾰족한 수가 아직도 안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 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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