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분규 타결] 수주량 절반으로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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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두산중공업 사태가 계속된 63일 동안 두산중공업과 하청업체들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봤다. 생산 라인은 돌아갔지만 사태 장기화의 여파로 바이어들의 발길이 줄면서 올 들어 2월까지의 국내외 수주(1천2백17억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2천3백95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노사분규로 해외 신뢰가 떨어진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이라크 전쟁이 가시화하면서 중동 지역 발주도 끊어져 해외 수주는 전년도의 15%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들어 수주상담이나 공장실사 목적으로 이 회사를 방문한 고객은 1월 10명, 2월 46명으로 지난해 1~월 6백16명의 9%에 불과했다는 것.

지난 1월 15일 창원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프랑스 알스톰 파워사 사장단 일행은 서울 사무소만 방문한 뒤 발길을 돌렸으며 일본 고베스틸과 중국 삼협댐 관계자는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특히 발주처가 입찰에 앞서 실시하는 적격업체 선정단계에서부터 아예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담수 설비(바닷물을 공업용수.식수로 전환)부문마저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 쪽에 납품한 뒤 후속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해 수만평 되는 담수설비 작업장이 멈춰서 있다.

두산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세계 플랜트 시장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중국이 뒤쫓아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발주업체들은 이제 계약을 따내려면 납기를 지키겠다는 노조위원장의 사인을 받아오라는 요구까지 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중공업 측은 지난해에도 노조가 47일 동안 전면파업을 벌여 매출손실 2천8백억원, 파업손실 9백60억원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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