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거듭하는 보수·노동 양대정당 최근 보선서 자유당·무소속이 반을 차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영국양원제도가 무너지는 지도 모른다.아마 한해 전만 했어도 입밖에 냈다간 「촌손님」이 대접 받기 십상의 얘기다. 그 정도로 보수·노동의 양당 정치가 비틀거린다는 건 아예 생각조차 못할 일로 돼있었다.바로 그런 모를 소리 같은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몇 차례에 걸친 보궐 선거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저 비틀거릴 정도가 아니다.숫제 쓰러졌대도 괜찮다. 전국에 걸쳐 대표적이라고 할만한 선학구 여섯 군데에서 보수 (1석) 노동 (2석) 양당은 3자리를 간신히 지켰을 뿐 나머지 반은 무소속에 하나, 둘은「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자유당」이 차지했다.
반세기동안 「선거해보나마나」 라는 노동당아성에서 표를 까보니까 한 무소속 후보가 엄청난 표로 의원감투를 쓰게 됐다.보수당후보는 득표에서 꼴찌가 되다 못해 공탁금을 몰수 당하는 모멸을 뒤집어 썼다. 「히크」나 「월슨」이나 홍두께 집필을 당했대도 하나도 에누리 일게 없었다.
한 단체의 후보들이 총선거 때 풀어보지 못한 울분을 푼다든지,가다가는 어쩌다 의석까지를 차지 해보는 수도 아주 없진 않았다.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등루크」지 정상도 아니고 전국적인 정치기류를 촌도케 하는 지침도 아니던 게 지금까지의 보궐 선거였다.
그러나 연말부터의 일은 그것이 아니다.양대 당에 유권자들이 이렇게 무더기로 등을 들린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여섯번을 연거푸 그랬다는 건 더욱 드물 다. 게다가 이 여섯 선거구는 지역적으로나 구민의 사회적 구성성분으로 보나「대표적」이라고 깔만한 것 이라니까 얘기는 더 심상치 않아진다.
보수당보다 더 기막힌 건 노동당이다. 중간 선거 때면 집권자에게 각성 제한대 놔주자는 영국유권자의 지혜나,심사가 야당에 표를 무심하게 선사해 주던 게 바로 최근까지의 보통이었다.그런데 이번엔 노동당이 표를 벌기는커녕 반대로 수치스럽게 깎여 먹혔다.
웬 일이냐(?)에 관한 이곳 사랑당 정담만의 세 명들은 한두 가지로 이거다 하고 잡아내기 어렵게 구분했다. 『보수·노동 양 대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 「무드」는 양당 체제 그 자체에 대한 것이기보다는 당령수로서의「히드」·「윌슨」 2자의 「리더쉽」에 대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게 그 하나.
『노동당이 파격적인 고배를 마신 것 은 당의 좌경화와 최근 꾜리를 무는 파업사태에 대한 대중적 좌절감 때문』이라는 게 또 하나. 그리고 『제국의 분부이래 미처 정리되지않아 온 영국민의 심리적 탈구가 후기공업 사회적 병폐들의 "내에 겹쳐 한결 조반적 반발의 표현을 찾고 있다』 , 『사회적 제 집단들의 이재분화와 이에 대한 집단원들의 의식수준의 혁명적 제고가 기성 (양당) 체제와 마찰을 일으키면서 있다』는 등등.
「양당체제의 위기」 의 이유가 이 중 어느 하나 일수도 있고, 복합일수도 있고.모 아느냐,다음 총선거 때 가면 그 결과가 이들 중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가리킬지도 모를 일이다.기다려보는 수 밖엔 없다.
그러나 한가진 지금 당장 분명하다. 보수당이건,노동당이건 국민들이 주기적으로 항상하는 정치적 선택의 범위가 이제「너 아니면 나」식의 양자 택일이라고 자만 장담하고 앉았을 수는 없게끔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이지 양당 체제만이 꼭 이상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