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사 이끈 세기의 거장 『파블로·피카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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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피카소」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미술가이다. 오직 「미술을 위해 태어난 초인」이며 「오만한 황제」이다. 그는 숱한 전설을 남긴 불후의 화가이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피카소」는 미술 사상 20세기 미술의 최대 성과인 인상파와 입체파를 발전시키고 개혁시켰는데 바로 그 최후의 거장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한 미술가가 일생을 통해 그 많은 작품을 남긴 예는 일찌기 없었다. 또 한 화가가 그렇게 여러 방법에 의해 다양한 작품을 남긴 예도 없다.
특히 「피카소」는 항시 약자의 편에서 있었다. 외롭고 슬픈 외톨박이의 편에 서서 예술을 바라봤다. 한때 그가 공산주의자가 아니냐의 물의가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인데, 그러나 전 생애와 작품 경향 및 철학적 바탕에서 결코 그렇게 볼 수 없다. 「피카소」의 맨 처음의 「이포크」의 청시대가 그러했다. 그에 잇단 30대 「피카소」의 붉은시대에는 청시대의 고독하고 슬픈 사람들의 면모가 어느 정도 탈피된다. 그리고 「피카소」의 원숙한 경지·재치·초인적 능력이 모든 게 빛나기 시작한 것은 청시대와 붉은시대가 지나고 입체파 시도가 완전히 원숙에 이르렀을 때 가장 높은 예술 빛을 발하는 것이다.
입체파 시도가 그의 일생을 통하여 대부분의 역작을 남긴 것이다.
「뉴요크」현대 미술관이 『게르니카』를 보관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통해 보건대 독재자에 대한 반항 의식이 뚜렷하다. 도색적인 것과 투우 등을 소재로 한 수년간의 시기는 노년의 역량을 다시 보인 때라 할 것이다.
「피카소」가 이같이 세상 사람들의 아낌과 존경을 받고 제작 세계에 전혀 그늘을 받지 않으며, 그래서 온 세계가 한 예술가의 죽음을 애도케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의 작품을 통해 보거나 전생애를 통해서나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깊이 아꼈고 인간의 사랑을 그토록 찬양하고 또 스스로 간직하고 살아온 까닭일 것이다.

<주요작품 연보>
◇초기 ▲제단의 소년(1896) ▲난장이 「댄서」(1901) ▲생명(1903) ▲말을 끄는 소년(1905·6) ▲공위의 소년(1905) ▲자화상(1906)
◇입체파 시대 ▲「아비뇽」의 소녀들(1907) ▲「만도린」을 켜는 소녀(1911) ▲세 음악가(1921)
◇20년대와 30년대 ▲안락의자에 앉은 「올가」의 초상(1917) ▲샘의 세 여인(1921) ▲세 무용수(27) ▲잠자는 여인(37) ▲게르니카(37) ▲새를 먹는 고양이(39)
◇말년의 작품 ▲안락의자의 여인(「프랑솨·질로」의 초상)(52) ▲H·P부인의 초상(52) ▲「알지에」의 여인들(54) ▲초원의 오찬(61) ▲예술가와 「모델」(63) ▲누운 여인(64) ▲머리(69) ▲「피에로」와 「알르켕」(71) 【변종하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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