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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읽는 공부부터 박운택 봉화 재산 국민학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중앙일보 5면에 매일 실리고 있는 「중앙동산」은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동심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작년 7윌에 시작된 「중앙동산」에는 그동안 전국 곳곳의 국민학교들로부터 투고된 3만여편 중에서 2천편 이상의 동시들이 뽑혀 실렸었다.
군산의 문화 국민학교, 봉화의 재산국민학교, 예천의 용궁 국민학교는 가장 많은 작품들을 보내어 가장 많이 신문에 실렸던 학교들이다.
다음은 이들 3개 국민학교의 글짓기 담당교사들에게 「글짓기와 어린이 지도」에 대한 글을 청탁하여 묶은 것이다.

<편집자>
어쩌다 일선 장병에게 위문편지를 쓰게해 보면 제대로 문맥이라도 통하게 쓸즐아는 아동은 볼과 몇명밖에 안되는 것을 보고 놀란적이 많았다.
글짓기 지도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교사나 학부모가 같이 느끼는 점일 것이다.
우리학교는 도시와는 너무도 다른 시골 학교이다.
글을 쓰게하기 전에 우선 글에 관심부터 갖도록 해야했다.
교과서외에 읽은 책이라고는 거의 없는 형편이고 보니 동시는 물론 글짓기 전반에 대해서 관심이 있을턱이 없다.
그래서 가까운 곳의 서점을 두루 다니면서 글짓기에 관계되는 도서와 동시집·동화집 30여권을 구해와서 읽힌 후 매일매일 백일장이나 현장모집에서 당선된 어린이들의 동시를 흑판에 써서 나도 쓰고 싶다는 마음을 일깨웠으며 벽신문 및 동시만 문집을 만들어 모범 동시를 많이 읽게 하였다.
다음에는 글쓸 기회를 갖도록 일기를 매일 매일 쓰게 하였으며 꼭꼭 읽고는 칭찬과 잘못된 곳을 지적해주는 한편 서울 후계국민학교 6의2반과 자매 결연을 하고 「펜팔」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아동들이 처음 받아 보는 편지와 답장쓰기에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서울학생들의 잘 지도된 편지는 우리학생들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그러나 우표값 얻기가 힘들었다.
성급한 학부모는 쓸데없는 것 한다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글짓는 분위기에 젖게 되면서 아이들 중에는 동시를 써보는 아이도 생겼고 우리도 써보자고 조르는 아이도 있었다.
나는 우선 아이들에게(장날)이란 제목을 준 후 점심시간에 강으로 데리고 갔다.
그냥 앉아서 쓰라고만 하면 머릿속으로 억지로 그려낸 감동이 없는 시가 되기 쉽다.
이렇게 체험을 시키자니 교과서로서는 그때그때 매를 놓치지 않도록 부지런한 관찰이 필요했다.
이렇게하니 자연히 좋은 생활시가 나왔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동시 수첩을 만들어 늘 「메모」하는 습관을 갖도록 지도했다.
그리고 각 신문이나 어린이 잡지에 자주 투고를 하되 작품이 별로 안좋은 것도 함께 보냈다.
물론 뽑는이로 보아서는 힘든 일이겠지만 아이들의 사기앙 양상 할 수 없었다.
이렇게 보낸 글이 뽑혀 실리거나 입선되었을 때 어린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은 정말 잊을수 없는 감동을 준다.
나에게는 퇴근 시간이 없다.
아이들과 이마를 맞대고 동시 이야기를 하다보면 교실은 어둠이 깔렸고 모두들 즐기는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에도 내일의 동시를 쓰게 할 소재를 경험시키기 위하여 아이들과 돌아다니다 보면 윌요일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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