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일선 ②|무소속이 균형 깬 곳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새 유행어 "안팎 꼽새">

<대구>경북에선「안팎꼽새」라는 말이 유행이다.
2개 이상의 시·군이 합쳐진 선거구서 당 공천후보의 출신 군이 아닌 군의 당원들은 득표활동에 고층이 많다해서 붙여진 별명.
안팎 꼽새(곱사등이)중의 꼽새 가 공화당 A연락소 당원들이라는 것이 김현수 소장의 얘기.
김씨 얘기론『보수적이고 우월감이 대단한 A 유권자들을 상대로 지난 7, 8대 의원 선거 때도 당 공천후보인 K씨는 타군 출신이라는 말이 돌아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도 타군 출신인 K씨가 공천을 받게 돼 유권자로부터는 A지의 공화당원은 매번 외지사람만 미느냐는 농 섞인 핀잔을 듣게됐고 당으로부터 선 성과를 올리라는 채찍을 받는「안팎꼽새」가 됐다는 것.
이「안팎꼽새」란 말은 삽시간에 경북지방에 퍼졌고 가는 곳마다 자칭「안팎꼽새」를 만날 수 있다.

<「왕국주인」낙로 바람에>

<가평·합천>2·27 의 두 무풍지대 중의 하나인 경기도 연천-포천-가평-양평 구의 여야당선자는 모두 당의 선배로부터「바통」을 넘겨받은 행운아들.
공화당의 김용채씨는『공천을 준 당총재에 감사한다』고 말한 제1성 그대로 오치성씨의 의외낙천으로 따낸 공천 덕을 봤다.
신민당의 천명기 씨는 당 공천 심사위원들이 마지막까지도 홍익표씨를 공천하려 했으나『공천하면 탈당하겠다』고 까지 정계 은퇴 결심을 굽히지 아니한 덕에 낙천을 면했다.
천씨는『때를 택해 스스로 퇴진한 선배의 결단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도 했고『누구나 오치성씨가 공화당 공천을 받을 것으로 봤고 양평을 제외한 3개 군은 6대 이래 오씨 왕국이었기 때문에 덤벼드는 사람이 없어 무투표가 됐다』고 두 선배를 추켜 올렸다.
경남의 의령-함안-합천 구는 공화당의 이상철 후보가 전직의원 4명을 포함해서 13대1의 공천 경쟁률, 신민당의 이상신 후보(합천 출신 8대 의원)는 함안 출신 8대 의원인 조홍래씨와의 어려운 공천 경쟁을 치렀다. 특히 이상신씨는 26세 때이던 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부터 나서 세 번째인 5대에 당선됐으나 임기1년만에 5·16으로 국회가 해산됐고 역시 6,7대에 낙선하고 세 번째인 8대에 진출했으나 임기를 못 채워 동료사이에선『무던히도 선거와 의원 운이 없는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었다.
첫 출발에서 너무 쉽게 의회로 진출한 이상철씨는 현지서『실감이 나지 않는다』고했고, 서울서 이 소식을 들은 이상신씨는『꿈만 같다』면서 현지로 내려갔다.

<부인의 동분서주에 일임>

<대전·전주>정당후보들의 활발한 당 활동에 비해 무소속 후보들은 집단 활동의 길이 없다.
그러나「라이벌」의 당 활동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저마다의 묘안을 짜내 움직이고 있다.
충남D시의 한 무소속후보는 후보자가 활동하다간 선거법 위반으로 걸릴 우려가 있다해서 등록 후에도 선거구에 오지 않고 부인에게 동분서주를 맡기고 있다.
반면 전북K구의 무소속후보 한사람은 그를 아는 사람들이 그를 찾아와 주도록 하는 묘안을 동원하고있다.
이 무소속 후보는 2개시와 2개 군이 합쳐진 도 선거 중 2개 군의 군수와 1개시의 시장을 지낸 비교적 지면이 넓은 편.
그는 이를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K시의 한 여관에 진을 치고 온종일 찾아오는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그는 유권자인 손님이 돌아갈 때는『부탁한다고 말하는 것도 선거법 위반이니 부탁한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겠읍니다』라는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고.

<공천서 지역안배>

<충무·선산> 2개군 이상이 합쳐진 선거구에선 후보자의 출신 군이 각각 달라 저마다의 표밭 다지기가 한창인 곳도 있지만 여 야 공천은 지역이 안배됐으나 무소속이 뛰어 들어 표밭의 균형을 깬 곳도 있다. 후보들의 출신지가 모두 다른 대표적 지구는 공화당의 김주인 후보가 거제 출신, 역시 공화당인 최재구 후보가 고성 출신, 신민당의 김기섭 후보가 충무 출신으로 된 경남의 충무 통영 거제 고성구.
표밭균형이 깨진 혼전 지역의 하나는 경북의 군위·성주·칠곡 선산구.
후보들의 출신지를 보면 공화당의 신현확 후보는 칠곡, 무소속의 김윤환 후보는 선산, 무소속의 김현규 후보는 군위로 각각 다르나 선민당의 김창환 후보. 통일당의 배재연 후보, 무소속의 정경택 후보 세 사람이 모두 성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