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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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강원도산골에서 화전을 하며 살던 시골노파가 일본 대정 때 발행된 일본지폐를 지금도 통용되고 있는 돈인줄 잘못 알고 양자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강원도고성군토성면 설악산 중턱에서 살아온 지석봉 노파(75)는 지난27일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이 힘겹게 모은 일본 대정 때 돈 2천4백 원을 양자 이병연씨(55·강원도원성군호저면광격리)에게 물려줬다.
○…산골에 묻혀 사느라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 모르고 지내온 지 노파는 해방과 6·25사변을 설악산 속에서 겪었으나 화폐가 바뀐 줄 모르고 고이 간직해 왔다는 것.
○…지금 돈으로 따져보면 2천4백여 만원상당의 가치가 있다는 이 돈은 지 노파가 고향에서 같은 마을 이문현씨와 결혼했으나 혈육이 없어 고민하다 21세 때 화전을 하기 위해 자기소유의 논밭을 팔아 마련한 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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